포항 이명주 (제공사진)
지난 10개월동안 홍명보호 안팎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심사숙고 끝에 23명의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다.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고배를 마셨다.
8일 오전 발표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K리그 클래식의 간판 선수로 떠오르고 있는 이명주(포항)다.
이명주는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리그 타이기록을 수립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포항 특유의 패스 축구를 뜻하는 '스틸타카'의 중심에 서있는 선수로 작년 '더블'의 주역으로 올 시즌에도 팀의 선두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명주는 홍명보호 출범 1기였던 지난 해 7월 동아시안컵 대회 때부터 꾸준히 대표팀의 호출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미국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그러나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결국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명주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포지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명주는 소속팀에서 주로 수비보다는 공격에 비중을 둔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홍명보 감독은 "이명주가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이명주가 포항에서 맡고있는 포지션으로는 공격수와의 경쟁이 불가피했다. 지난 미국 전훈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많이 기용해봤다. 수비 중심의 미드필더가 한국영 밖에 없다고 봤을 때 경고 누적과 같은 여러 변수를 감안했을 때 박종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영과 더불어 중앙에서 수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를 찾았고 결국 이명주가 아닌 박종우가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이다.
독일 마인츠에서 뛰는 왼쪽 풀백 박주호의 탈락도 눈에 띈다. 홍명보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 하루 전날 밤까지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봉와직염에서 회복되지 않은 박주호 대신 퀸스파크레인저스의 윤석영이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