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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5월 12일만 되면 생각나는 그 노래

    015B 3집앨범 재킷

     

    “지금 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도 가슴 한 편에 묻어둬야 해”

    ‘벚꽃엔딩’을 최고의 계절송으로 아는 요즘 10대들은 이 노래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황금기였던 90년대에 청춘의 터널을 빠져나온 3040 세대들은 5월 12일만 되면 015B의 ‘5월 12일’을 추억할 것이다.

    1992년 8월 발표한 015B 3집 수록곡 ‘5월 12일’은 2집 ‘떠나간 후에’, 4집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를 잇는 정석원표 발라드의 중간 지점으로 작사, 작곡을 맡은 멤버 정석원이 1987년 5월 12일, 미팅에서 만난 이대생과의 사랑과 이별을 그렸다. 특히 보컬을 맡은 객원보컬 이장우의 아련하면서도 애절한 음성이 감성을 자극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당시 015B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아주 오래된 연인들'처럼 연인(여성)에 대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불만을 쏟아낸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는 점.

    "더 좋은 남잘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그렇게 망설이니 그러면 그는/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좋은 여자가 없을 것 같아/ 너를 사랑하겠니"('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곤하지"('아주 오래된 연인들')처럼 세태를 꼬집는 가사를 썼던 정석원은 '5월 12일'에서 "궁금해도 가슴 한편에 묻어둬야 해"라며 기억을 묻어둘 수밖에 없는 평범한 남성의 애환을 읊조린다.

    정석원은 당시 발간된 ‘공일오비’라는 책에서 “5월 12일은 현재 아내가 되어 어디에선가 살고 있는 그녀를 처음 만난 날”이라며 “당시 사랑과 이별은 공일오비의 음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는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개인사가 반영된 가사가 공감을 자아내서일까. 햇빛 찬란한 5월 12일이 되면 라디오에서는 015B의 ‘5월 12일’을 신청하는 이가 많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전언이다.

    5월 12일 뿐만 아니다. 과거에는 유난히 특정한 날짜를 지정해 ‘라디오키드’들을 설레게 하는 노래들이 잦았다. 1982년 발표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10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곡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나요, 10월의 마지막 날에’라는 리드 가사가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의 정취를 더욱 센티하게 만든다. 서태지 7집에 수록된 ‘10월 4일’은 “내 눈가엔 아련한 시절의 너무나 짧았던 기억말고는 없는데/넌 몇 년이나 흠뻑 젖어 날 추억케 해”라는 가사에서 특정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올드팝에서도 특정한 날짜를 제시한 노래들이 적지 않다. 1969년에 발표한 Bee Gees의 명곡 'First of May'는 매년 5월 1일이면 라디오에서 자주 들려오는 노래. 1984년 발표된 Barry Manilow의 ‘When October goes’는 라디오에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과 더불어 10월의 마지막 날을 종종 장식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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