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KBS 기자들. (사진=미디어오늘 제공)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논란을 빚은 KBS의 평기자들이 15일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과 마주했다.
스승의 날이기도 한 이날 오전 9시경, KBS 기자협회(협회장 조일수) 소속 기자 50여 명은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세월호 희생자를 조문하고 유가족에 진심어린 사죄를 했다.
검은색 옷차림에 노란 추모 리본을 달고 분향소에 도착한 기자들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 뒤 제단에 국화를 헌화하고 참배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KBS 기자들은 분향소 옆 유가족 대기실로 이동해 유가족 앞에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죄를 했다.
조일수 KBS기자협회장은 "앞으로 보도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가족들 께서 하고 싶은)말씀을 해달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사장이 사과한 후 어떻게 보도가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등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유가족은 막말 논란을 빚은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을 언급하며 "우리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잠시 도피하고 있는 거다. 정말 이럴수는 없는 거다"라고 울먹였다.
또 다른 유가족은 "촬영 나간 기자들이 쓴 글을 위에서 자르는 것 아니냐"며 KBS 보도가 왜곡되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이에 조 협회장은 "보도가 잘리는지 여부는 소속 부서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저희가 쓴 기사는 잘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죄송하다. 오늘 유가족 여러분께서 말씀해주시는 것, 여기 있는 기자들이 모두 마음 속에 새길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 내부적으로 협회 차원에서 자성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고 기자들이 반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협회장은 또 "문제점을 얘기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앞으로 KBS 방송 보도에 반영돼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15분 가량의 대화가 끝난 후 "기자들의 뜻이 보도에 반영되는지 지켜보겠다"면서 "우리 가족들이 마음속으로라도 응원을 보낼테니 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조 협회장은 "저희가 이렇게 다짐하더라도 한 순간에 바뀌는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그럴 때마다 지적해주시고 유가족 여러분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주시길 바라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