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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5자토크 “원빈 닮았대”…앵그리맘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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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의 5자토크 “원빈 닮았대”…앵그리맘 "헐"

    좋아하는 시는? 박원순 "오직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동작구 엄마들과의 정책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단체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원순 후보의 이미지는 ‘서민적이다’, ‘친근하다’로 대표된다. 박 후보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자신의 친근한 이미지를 유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 16일 오전 정책발표회에서 박 후보가 ‘노타이’ 차림에 ‘무선 마이크’로 스티브 잡스로의 변신을 꾀한 것도 ‘친화력 유세’의 일환이었다.

    그렇다면 박 후보 특유의 소탈한 이미지가 실제 유세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기자는 박원순 후보가 이날 오후 참석한 동작구 엄마들의 모임 ‘동작맘모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맘 : “자랑 좀 해봐”
    박원순 : “(내가) 원빈 닮았대.”
    맘 : “하하하”
    맘 : “헐....”

    엄마들과의 ‘5자 토크’에서 박원순 후보의 입에서 ‘망언’이 나왔다. 엄마들의 웃음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박 후보가 자신을 모든 여성들의 로망 ‘원빈’과 감히 비교했건만 엄마들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박 후보를 ‘남친’이라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16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동작구 ‘카페 in D’를 방문해 동작구에 거주하는 엄마들과 정책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정책간담회는 동작구 엄마들이 직접 만든 순서와 코너들로 채워졌다. 엄마들은 박수 대신 소통의 의미로 나무 의자를 ‘똑똑’ 두드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 설명회를 갖는 등 기발하고 창의적인 순서를 다수 마련했다. 그리고 박 후보에게 거리낌 없이 질문하고 정책을 건의했다. 간담회 분위기에서 ‘심각함’, ‘어려움’이란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불안해진 엄마들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정책간담회 제목은 “천 개의 눈물, 만 개의 희망”이었다. 엄마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슬픔, 그리고 이런 비극이 더 이상 없기 바란다는 희망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박 후보는 엄마들의 그림을 하나 하나 살펴보고, 그 중 두 장을 뽑아 엄마들의 설명을 들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림을 본 박 후보는 “우선 너무 아픈 것 같다. 눈물 흘리고 있는 것이 누가 그리신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림을 그린 엄마가 나와 “말로는 표현할 수 없고, 가슴속에 있는 마음을 그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엄마는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초기대응부터 지금까지 정부의 대책 마인드, 부조리함들 화가 많이 난다”면서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 없이 무기력한게 너무 화가나는데 풀 수 없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엄마들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박 후보는 세월호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박 후보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그걸 너무 쉽게 다시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의 단서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체 정신이 결핍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자신의 혈액형이 A형”이라 밝힌 박 후보는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꼼꼼하고 치밀하게, 작은 비리조차 용서 안 하는” 여성의 특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의 하이라이트는 5자 토크였다. ‘5자 토크’를 접해보지 못한 박 후보는 “집에서 뭐해?”라는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다. 사회자가 설명을 해주자 비로소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집에 잘 안 가”라고 답했다. 이후 5자 토크는 빠르게 진행됐다. 박 후보는 ‘감 잡았다’는 듯 빠르게 ‘4차원 5자 토크’를 쏟아냈다. 박 후보가 “자랑 좀 해봐”라는 물음에 “원빈 닯았대”라고 말하자 엄마들의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간간히 야유도 섞였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 또 박 후보는 “또 태어나면”이란 물음에 “시장 할래요”, “주정 해봤슈?”라는 질문에 “오늘 해볼까?”라 답해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좋아하는 시?”라는 질문에 박 후보가 “오직 서울시”라 답하자 엄마들은 큰 박수와 ‘똑똑거림’을 보냈다. 사회자는 “센스와 순발력이 있다”고 감탄했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청중도 있었다.

    마지막 순서에는 커다란 종이배가 등장했다. 엄마들은 박원순 후보에 바라는 정책 사안을 종이에 적어 커다란 종이배에 담았다. 앞서 박원순 후보를 ‘우리들의 남친’이라 지칭한 사회자는 청중에게 “남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유도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난 남친이 아니라 ‘여친’이다. 이름이 원순이니까”라며 농담을 했다. 엄마들은 자신의 ‘남친’에게 ‘청소년 의회를 만들어 달라’, ‘장애인을 위해 가족지원센터를 만들어 달라’ 요구했다. 박 후보는 ‘여친’들의 부탁을 경청하며, 정책에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한 청중이 “우리들 정책 꼭 다 읽어보셔야 해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박 후보는 “돌아가서 하나 하나 보겠다”고 말했다.

    엄마들의 정책 제안 종이가 종이배를 꽉 채웠다. 사회자가 “다음 희망을 품고 있는 임산부 엄마가 후보님께 전달해드리겠다”고 밝혔다. 만삭의 예비 엄마가 마지막으로 종이배를 전달했다. 박원순 후보는 종이배를 받으며 “최고의 선물이다 그러면서 저에게 숙제를 주신거다. 제가 꼭 시장실로 돌아가면 시장실에다가 모셔놓고 늘 마음에 폼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삭의 예비 엄마에게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청중이 “즉석에서 아기 이름을 지어 달라” 외쳤다. 박 후보는 “자신이 이름을 많이 지어봤다”며 “성이 뭐냐”, “아들이냐, 딸이냐”고 물었다. 임산부가 성을 ‘주’, 성별은 ‘여자’라 밝혔다. 잠시 고민하던 박 후보는 “우리가 희망을 이야기했잖아요. 주소망, 주희망?” 그렇게 아기의 이름은 ‘주희망’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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