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본회의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선원이 국가정보원에 직접 전화로 보고를 했다는 국무총리의 증언이 처음으로 나왔다.
세월호 참사를 최초 인지한 시점은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국정원이 참사 초기 대응을 어떻게 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정홍원 총리는 20일 국회 세월호 참사 긴급현안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질의에 이같은 내용의 답변을 했다.
정 총리는 "전화에 의해서 (국정원이) 사고보고를 받았다고 돼있고, 그 보고는 세월호에서 선원이 보고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답변 중 "네, 다시 한 번 얘기해주시겠습니까"라는 김 의원의 물음에 이같은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정 총리는 전날 미리 김 의원으로부터 질의서를 받고 이날 답변을 했다. 질문 내용을 파악하고 답변을 준비해왔다는 뜻이다.
정 총리의 답변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일찍 세월호 참사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참사 인지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국정원은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 44분 방송뉴스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최초 인지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의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에 따르면 사고가 날 경우 세월호는 먼저 국정원 제주지부와 인천지부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정 총리도 이날 답변에서 김 의원이 '국정원은 총리의 얘기를 부인하고 있다'고 따지자 "세월호 매뉴얼이 그게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금까지 밝혀진 상황을 정 총리의 발언과 연관지어 볼 때 세월호 선원이 사고 직후 먼저 국정원에 보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RELNEWS:right}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에 처음으로 사고가 접수된 시점은 사고 당일 오전 8시 58분, 해경 구조본부가 운영된 시점은 오전 9시 10분이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은 여러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초동대응에 실패한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