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비명을 지르는 미국 디즈니랜드가 입장객 증가 억제를 위해 입장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2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는 최근 일일 입장권 가격을 종전보다 4달러 오른 96달러로 인상했다.
이런 입장권 인상은 감당이 안될만말큼 급증하는 입장객이 더는 늘어나지 않도록 하려는 고육지책이다.
디즈니랜드는 입장객 숫자를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는 2004년 1천340만명이던 입장객이 2012년 1천600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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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9달러75센트였던 입장권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디즈니는 최근 6개월 동안 놀이공원과 리조트 부분에서 수입이 18%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놀이공원 전문 컨설팅 업체 국제놀이공원서비스의 데니스 스피겔 회장은 미국 전역에서 놀이공원은 호황을 맞아 작년보다 25% 이상 입장객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디즈니랜드도 예외는 아니라고 말했다.
놀이공원 전문가들은 디즈니랜드가 시설을 증설하거나 입장료를 올려 입장객 증가를 억제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판이었는데 일단 입장료 인상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랜드는 또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주민에게 인기 높은 연간 이용권 신규 발급도 중단했다.
연회원권 발급 중단 역시 입장객 증가 억제를 위한 대책이다.
379달러 짜리 연회원권이 있으면 1년에 일요일 포함 215일 디즈니랜드에 입장할 수 있다.
특히 연회원권은 주로 디즈니랜드를 당일치기로 놀러 올 수 있는 지역 거주자가 구입하기 때문에 디즈니랜드 입장객 포화 상태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힌다.
다만 주말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 289달러 짜리 연회원 판매는 계속한다.
디즈니랜드가 가격 인상을 통해 입장객 증가를 억제하려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365일 입장이 가능한 최고급 연회원권 가격을 30% 인상한 649달러로 올린 적이 있다.
입장료 인상에 고객들은 불만이다.
오랫동안 디즈니랜드를 이용해온 켄 브루스는 "나아진 건 없는데 값은 계속 오른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증설 계획은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2000년 검토했다가 유예한 새로운 디즈니랜드 건설 계획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디즈니가 2009년 마블 엔터테인먼트, 2012년 루카스필름을 차례로 인수한 뒤 마블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와 루카스필름의 '스타워즈'를 테마로 삼은 놀이 공원을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디즈니 놀이공원 전문 블로그 사이트 창립자 토드 리건은 "스타워즈나 인디애나 존스, 그리고 마블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 테마 공원을 만든다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디즈니랜드 측은 당장 주차장 확장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인근에 차량 1천4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려 협상 중이다.
매입이 완료되면 직원 차량을 이곳에 세워 고객 주차장 확장 효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수지 브라운 대변인은 "고객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변함없는 목표"라고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레저업협회 운영담당 이사 존 거너는 "디즈니랜드로서는 대처가 쉽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고객들에게 돈을 밝힌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