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 시각) 신시내티와 홈 경기에서 시즌 5승째(2패)를 따낸 류현진(27, LA 다저스). 7⅓이닝 7탈삼진 3피안타 3실점 호투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에이스 조니 쿠에토와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라 더 값졌다. 쿠에토는 올 시즌 가장 돋보인 선발 투수였다. 개막 후 9경기 연속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투구는 1909년 애리 크라우제(필라델피아) 이후 무려 105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쿠에토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1자책)으로 4패째(4승)를 안았다. 6회까지는 비자책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7회 무너졌다.
견고한 쿠에토를 무너뜨린 선수는 저스틴 터너였다. 이날 터너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천금의 볼넷과 득점을 올렸다. 7회 얻어낸 볼넷은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터너는 쿠에토와 16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가운데서도 무려 10개의 파울볼을 걷어냈다. 쿠에토는 시속 153km 패스트볼은 물론 체인지업, 커터, 커브까지 커트해내자 할 수 없이 볼넷으로 터너를 내보내야 했다.
쿠에토는 6회까지 투구수가 78개였다. 이닝당 1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7회 터너 1명에게 16개의 공을 던졌다.
이후 쿠에토는 1사 후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에게 2루타를 맞았고, 터너는 류현진의 땅볼을 상대 유격수 잭 코자트가 놓치는 틈을 타 홈까지 밟았다. 결국 쿠에토는 투구수 113개 만에 교체됐다. 다저스는 7회만 3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 쿠에토는 터너와 16구 승부에 대해 "거기서 최선을 다했고, 피로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터너는 많은 파울볼을 쳐냈고, 그러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터너는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4회 발 빠른 빌리 해밀턴의 빗맞은 선상 타구를 재빨리 쇄도해 잡은 뒤 곧바로 송구, 아웃을 만들어냈다. 이어 잭 코자트의 3루수-유격수 간 안타성 타구는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송구까지 또 한번의 작품을 만들었다.
류현진도 경기 후 터너에 호수비에 대해 "오늘 경기의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더 집중해서 경기하도록 힘을 실어줬다"고 칭찬했다. 1회도 코자트의 안타성 타구를 처리했던 터너는 "류현진이 체인지업과 느린 커브를 던지는 선수라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