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6·4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세 번째 TV토론회에서 '농약급식 논란'과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놓고 격돌했다.
하지만 두 후보는 정책 검증보다 상대 후보의 발언에 트집을 잡거나 인신 공격을 하는 등 정책은 뒷전인 채 상대방 깎아내리기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TV토론회에서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농약이 검출된 급식재료를 학교에 납품했다며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정 후보는 지난 TV토론회를 거론하며 "박 후보가 감사원 결과 징계가 별것 아니라고 했는데 박 후보는 주의를 받았고 급식센터소장은 징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서울시가 전달 받은 통보서를 보면 정 후보가 지적한 내용이 없었다"며 "인터넷에 공개된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왜 다른지는 확인을 해야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오히려 감사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해 자체인력과 설비를 통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뒤 적합으로 판정된 식재료만 학교에 공급하는 '사전안전성 검사 체계'를 갖춘 것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농약급식 논란이 격화되자, 다른 주제 토론 시간에도 이 문제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회자가 '갈등해결과 통합'에 대한 질문을 하라는 시간에도 정 후보는 계속해서 감사원 보고서를 토대로 농약 급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정 후보는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농산물 입고 이후 검사 실시 시간이 짧고 장비가 제한적이어서 잔류 농약 검출 사례가 발생한다는 내용인데 시간과 인력, 장비가 없다는 핑계로 농약 검사를 실질적으로 포기했다는 것"이라며 "오늘이라도 서울시민과 학부모들에게 사죄하라"고 압박했다.
인신공격이 난무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기본적 사실을 인정하고 정책과 의견을 이야기 해야하는데 계속해서 별거 아니라고 주장한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3년 전에 나경원 후보와 토론할 때도 답변을 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제가 주도권자다. 규정을 알고 해달라. 답변시간을 드렸는데 왜 다른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농약 급식 논란에 대해 "길게 답변 하지 말고 '네, 아니오'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네,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천만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품격 있는 질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일자리 공약에 대한 토론도 비방으로 얼룩졌다.
박 후보가 "정 후보는 민자 50조를 유치해서 일자리 7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큰 숫자지만 일자리 만들기는 양이 아니라 질"이라며 "70만개 일자리가 어떤 성격이고 구체적인 실현 계획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저의 공약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 용산사업만 되어도 일자리가 40만개"라면서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임기 3년 중에 재개발 건축 7개를 했는데, 만나는 사람들마다 재개발 재건축을 이야기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저를 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즉 많은 시민들에게 시대착오적이라고 하는 것과 동일하다. 말할 때 신중히 해달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일자리를 물었는데 온갖 비방을 한다"고 맞불을 놨다.
이 과정에서 정 후보는 "답변 시간을 달라"고 했고, 박 후보는 "지금 이제 (정 후보의) 답변 시간은 끝났고 제 시간이다. 제가 주도하는 토론이다. 규정을 알고 좀 했으면 좋겠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가관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시민의 안전은 국가가 안전해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북한 동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답변을 안한다"며 "서울시장은 건강한 국가관을 갖는 것이 기본"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저번에도 답변을 안 했는데 빠져나가는 수법이 '나는 방위위원회 의장인데 나에게 국가관을 물어보느냐'며 답변을 안했다.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됐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석기 의원은 국가보안법으로 재판한다. 아직도 국보법이 사문화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도 지지 않고 "박원순은 서울시만 얘기하고 정 후보는 박 후보만 얘기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서울시정을 토론하고 싶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다음달 2일 오후 8시30분부터 80분간 손석희 앵커 주재로 JTBC에서 마지막 토론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