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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돌아선 '숨은 표'…보수층 뭉치나?



국회/정당

    세월호 참사에 돌아선 '숨은 표'…보수층 뭉치나?

    지지의사 유보한 보수층 많지만 선거 영향 전망은 엇갈려

    6·4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30~31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29일 서울 마포구 서강동 주민센터에서 선거관리 요원들이 투표소를 설치하고 사전투표 운영장치 모의시험을 하고 있다.(윤창원 기자)

     

    6.4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숨은 표'의 향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보수층이 지지 의사를 유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실제 선거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다소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투표 당일 실시된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최대 182석, 최소 155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나라당은 100석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열린우리당은 겨우 과반이 넘는 15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한나라당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121석을 차지했다. 탄핵 소추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보수층이 선거 당일까지도 지지 의사를 숨긴 데다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4년 전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당시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의 영향으로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층의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의 지지율이 많게는 20%p까지 벌어졌다.

    투표 결과는 놀라웠다. 두 후보의 격차는 0.6%p에 불과했다. 인천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승리했다. 심지어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21곳이 민주당 차지였다. 민주당은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를 내주고도 '압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천안함 사건으로 숨죽이고 있던 진보층이 결집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이번 6.4 지방선거는 어떨까. 꽃다운 나이의 아이들을 포함해 무려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여권 지지 성향의 부산과 대구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결과가 나올 정도이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세월호 책임론' 분위기에 위축된 보수층이 '무당파'로 숨었다고 분석한다. 지난 2004년 탄핵 정국과 마찬가지로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태도를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대북 강경론' 등 여론의 압박 때문에 진보층이 지지의사를 유보했다는 점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당 소속 후보가 정당 지지율만큼은 얻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은 특이하게도 여당 후보들이 여당 지지층들을 100% 결집을 못 시키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도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이 늘고 있는데 이는 여권이 지나치게 수세국면에 몰리면서 당당하게 누구를 지지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표현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숨어버린 결과"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이런 분석에 동의한다. 새누리당 민현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부동층 대다수가 세월호 영향 등으로 숨어 있는 여권 성향으로 판단한다"고 말했고, 새정치연합 민병두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역시 "여권이 세월호에 대응을 잘 못해서 보수층이 숨어 버리는 바람에 여론조사에 적게 잡힌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숨은 표'가 실제 선거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다소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층이 투표소로 모여들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과 정치혐오로 무당파로 돌아선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도 "부동층이 숨은 보수표인지 아닌지 단정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60대 이상은 가장 능동적인 투표층인데 이번에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세대에 비해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대답이 떨어져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의 정도나 속도에 비춰볼 때 더이상 추가 지지를 이끌어낼 여력이 많아 보이지않는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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