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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록보존은 아픔을 공감하는 행위"



사건/사고

    "세월호 기록보존은 아픔을 공감하는 행위"

    세월호 인양 후 진도 팽목항에 전시해야


    -분향소 앞 노란리본 메시지, SNS 추모글 등도 수집대상
    -정부기록은 앙상한 뼈일뿐, 유족과 공감하는 기록수집은 민간에게
    -정부기록 불신 커, 초기기록 은폐시도가 이를 보여줘
    -유족 증언은 조심스럽게 접근, 대화의사가 전제조건
    -세월호 잊혀지길 바라는 부류 있어, 배우려는 의지 無
    -종합한 기록자료 유족과 안산시민에게 인계할 예정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29일 (목)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병우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 정관용> “시간이 지나면 우리 아이들이 잊혀지게 될까봐 두렵다.” 세월호 사건의 유족들이 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바입니다. 이 말씀들 우리가 지켜드려야죠. 그래서 민간에서 사고 기록물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가칭 ‘세월호 시민아카이브 네트워크’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계신 기록관리단체협의회 대표 한신대 한국사학과 안병우 교수를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안병우>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게 언제 만들어졌습니까, 이 네트워크는?

    ◆ 안병우> 지금 가칭이라고 소개를 하신 것처럼 아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그런 과정 중에 있습니다.

    ◇ 정관용> 얘기가 시작된 건 그럼 언제부터입니까?

    ◆ 안병우> 이것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 분향소들이 만들어지고 하는 걸 보면서 전국의 국민들이 추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저희들이 그렇게 예상을 했고요. 이 기록을 수집해서 잘 보존하고 그렇게 함으로 해서 저희 기록관리 전문가들이 이 국민적 슬픔에 함께 하는 것이 우리들의 도리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분들이 그럼 같이 하는 겁니까?

    ◆ 안병우> 여기는 지금까지는 기록관리단체협의회라고 해서 여섯 개의 기록관리 전문단체들이 있습니다. 거기서 주로 논의를 해 왔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기록관리 단체들은 다 포함돼 있는 거네요, 사실?

    ◆ 안병우> 사실상 다 포함된 상태입니다.

    ◇ 정관용> 취지는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국민적인 추모와 분향의 열기 속에 기록관리 전문가는 ‘이런 일’을 해야 되겠다라고 하셨는데, ‘이런 일’. 그게 뭡니까?

    ◆ 안병우> 지금 많은 곳에 가면 추모하는 플랜카드나 리본이나 이런 것들을 달아놓고 있는데. 거기에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써 놓은 것이 제일 많습니다. 저희 기록관리 전문가들도 이 세 가지 마음을 다 갖고 있고요.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특히 잊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들이 기록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은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기록이야말로 기억의 도구이니까요. 유족 분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저희들이 유족들이 소망하시는 그 잊혀지지 않게 작업에 저희들이 참여를 해야 되겠다. 그리고 그것이 가만히 있지 않는 저희들의 방법이기도 하고요.

    ◇ 정관용> 맞아요. 기록 전문가들이 가만히 있지 않은 게 바로 기록을 정리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시는 거죠.

    ◆ 안병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거 정부도 하지 않나요?

    ◆ 안병우> 정부도 이 일을 물론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주로 하는 것은 정부 기관들에서 생산되는 기록물들을 관리를 하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안병우> 그런데 많은 기록들이 민간에서 생산이 됩니다. 그리고 국민적 감정, 유족들과의 공감,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는 기록들은 사실 민간의 기록들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잘 보존하지 않으면 사실 굉장히 앙상한 뼈대 기록만 남게 될 것입니다.

    ◇ 정관용> 정부 기록만 남는 거죠.

    ◆ 안병우> 그렇죠. 저희 기록관리단체협의회에 소속되어 있는 여섯 개 단체의 전국 조직을 통해서 그 기록물들을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이 기록물들이 더 이상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게 될 때는 그것을 수집하는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정부 얘기 나온 김에 같이 활동하시는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장 김익환 교수 인터뷰 한 걸 보니까 ‘정부는 기록 보존 작업에서 손을 떼라. 정부에게 추모기록 맡기는 것은 마치 국정원한테 국정원 개혁을 맡기는 것과 같다.’ 이런 표현을 썼는데 그건 무슨 의미죠?

    ◆ 안병우> 아주 강한 표현을 했는데요. 기록 관리하는 분들 가운데서도 많은 분들이 정부의 기록관리 태도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저희들만 그런 게 아니고 이 사태에 직면해서 정부가 보였던 행태, 그것에 대해서 정부가 신뢰를 잃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봅니다. 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정부가 보여준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과 무능력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렇게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부에게 추모기록을 맡기는 있이 타당하냐. 이것에 대해서 많은 기록 전문가들은 회의를 할 수밖에 없고요. 더군다나 사건 관련 기록들 가운데 일부를 정부가 파기한 그런 정황들이 보도를 통해서 확인이 됐고.

    ◇ 정관용> 특히 초기 기록들.

    ◆ 안병우> 네, 초기 기록들이죠. 그건 정부가 책임을 사실 회피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일이죠.

    ◇ 정관용> 책임 회피뿐만 아니라 이게 수사대상이에요, 초기 기록은.

    ◆ 안병우> 그럼요.

    ◇ 정관용> 그러니까 수사 증거자료 파기 아닙니까?

    ◆ 안병우> 그렇죠. 그런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정부에게 추모기록을 관리해 달라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전국에 걸쳐서 기록수집운동을 벌이겠다, 말씀하셨는데 그래도 가장 집중되는 곳은 아무래도 진도 팽목항 그쪽하고 안산 아니겠습니까?

    ◆ 안병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안 교수님은 진도를 다녀오셨나요, 안산을 주로 다녀오셨나요?

    ◆ 안병우> 저희는 학교가 오산에 있고 해서 주로 김익환 교수가 인솔하는 명지 대학팀들이 진도에 내려가서 그곳에서 기록물 수집이나 증언 활동, 채록 이런 것들을 하고 있고요. 저희는 안산 쪽하고 좀 관련을 갖고 안산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경기도 일대의 기록물들을 수집하려고 지금 이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이 “기록? 구체적으로 어떤 기록을 말하는 건가?” “뭘 어떻게 남긴다는 건가?”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 안병우> 기록의 형태가 굉장히 다양하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우선은 제일 눈에 많이 띄는 것이 분향소 하고 그다음에 어디 분향소가 차려져 있지 않더라도 전철역 앞에 매달려 있는 리본. 그 속에 담겨 있는 국민들의 염원. 이런 것들이 모두 다 기록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안병우> 저희들이 힘이 닿는 한은 여러 단체들, 또 관심 있는 개인들의 도움을 받아서 전부 다 수집을 하려고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요. 지금 전국에 걸쳐서 설치되어 있는 분향소들을 파악하는 작업도 저희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기록물뿐만이 아니고.

    ◇ 정관용> 잠깐만요. 그 유형의 기록물 중에서 유형 리본이나 종이배, 또 분향소 말씀하셨는데. 그 수집한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사진을 찍는다는 겁니까? 아니면 그 리본을 다 수거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 안병우> 리본은 다 수거를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 리본에...

    ◇ 정관용> 일정기간이 다 지나서 폐기하려고 할 때?

    ◆ 안병우> 네, 폐기하려고 할 때. 지금은 막 떼어올 수는 없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안병우> 그 리본들은 다 수거해서 그 리본에 적혀 있는 내용들을 다 문자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런 게 기록물을 정리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럼 예를 들면 리본 설치 이런 거를 주도하는 분들하고 논의를 해서 끝내시게 되면 우리가 이걸 가져가겠습니다. 이렇게 한다는 얘기군요.

    ◆ 안병우> 네. 그렇게 해서 그걸 다 정리를 하고요. 그 리본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보관, 보존을 할지 아니면 다른 형태로 활용을 할지 하는 것은 그다음 단계에서 논의를 결정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게 유형의 것이고. 또?

    ◆ 안병우> 그다음에 지금 인터넷이나 SNS 상에서 수많은 추모 기록이 생성됐죠. 지금도 생성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도 저희들이 다 캡쳐를 해서 보존을 할 그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것까지.

    ◆ 안병우> 네.

    ◇ 정관용> 진도 현장이나 이런 데 사진 같은 것들도 많이 필요하지 않나요?

    ◆ 안병우> 물론이죠. 사진, 동영상, 그리고 관련된 분들의 증언, 이런 것들도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서 전부 채록을 할 계획입니다. 이제 예를 들면 자원봉사를 했던 분, 또 구조작업에 참여하셨던 분 그리고 유족 분들, 그리고 생존자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부쪽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의 증언도 시도는 해 볼 생각이고요. 이런 것은 시간과 인력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 되겠습니다.

    ◇ 정관용> 지금 자원봉사, 구조작업 참여자, 정부. 여기까지는 뭐 모르겠는데. 생존자나 유족 분들을 만나 뵙고 증언을 얻는다. 이게 참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 안병우> 지금 이제 안산 쪽에서 그 구조된 학생들, 학생들의 증언 기록을 좀 남기고 싶어 하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조심스럽게 지금 추진을 해 나가고 있는 상태고요. 그건 학생들의 치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증언이 남는 게 좋다고 보고요. 또...

    ◇ 정관용> 상담치료나 이런 것 담당하는 전문가 분들도 동의를 합니까? 그렇게 하는 게 좋다?

    ◆ 안병우> 그 분들하고도 상의를 해야죠. 혹시 이제 수사 문제가 관련될 수 있으면 그건 변호사 쪽하고도 상의를.

    ◇ 정관용> 그래야 되고요.

    ◆ 안병우> 그래서 지금 그런 문제들을 안산 쪽에서는 논의를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유족 분들한테는 참 다가가기 어렵죠.

    ◆ 안병우> 아직 유족 분들한테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고요. 그러니까 이제 좀 간접적으로 유족 분들의 의사를 저희들이 전해 듣고 있고요. 저희들 입장에서는 유족들이 요구하시는 대로 저희들은 따라서 기록물 수집도 하고 증언 채록도 하고 또 영상기록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를 하시면 그런 것도 하고. 가장 먼저 유족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그렇게 해 나갈 생각입니다.

    ◇ 정관용> 지금 진도 쪽을 주로 활동한다는 그 명지대 팀, 김익환 교수 인터뷰 제가 보니까 명지대 팀 학생들도 많이 갔을 것 아닙니까?

    ◆ 안병우> 네. 많이 갔습니다.

    ◇ 정관용> 가서 기록이 될 만한 사진들을 찍어 와라 했는데. 참여한 모든 학생들의 사진 중에 실종자 가족 사진은 한 장도 없다고 그러네요.

    ◆ 안병우> 네.

    ◇ 정관용> 그게 차마 못 찍는 거죠?

    ◆ 안병우> 찍지를 못하는 거죠.

    ◇ 정관용> 또 사실 찍어서도 안 되는 것도 있지 않나요?

    ◆ 안병우> 굉장히 조심을 하면서 유족 분들하고는 참, 이렇게 말씀 나누기도 어렵다고 그래요. 진도체육관에서 같이 묵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조금씩 안면을 익히고 또 우리 기록팀들이 가 있는 게 왜 가 있는지를 어떤 분들은 이해를 하시고 어떤 분은 전혀 이해를 아직 못하는 분들도 계실 거고. 그리고 있다가 보면 유족 분들 말고 거기에서 자원봉사를 하시거나 이런 분들은 자신들이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아서 충격 받은 것을 좀 증언으로 남기고 싶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몇 분들이 기록을 남기신 그런 분들도 계시고요. 또 때로는 취재를 했던 기자들 가운데서 다 기사로 보낼 수가 없으니까 기사로 보내지 못한 취재 일지. 나중에는 기증하겠다. 이런 의사를 밝히신 분들도 있다고 하고요.

    ◇ 정관용>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서 기록을 남기고자 하시는 분들도 이처럼 조심하면서 접근하는데. 다시 또 화가 나네요. 왜 그 실종자 가족 분들한테 정부 관계자는, 경찰들은, KBS는, 청와대는, 국회는 왜 그렇게 함부로들 하는지 참, 또 한 번 화가 나네요. 그리고 기록 중에 정말 중요한 게 어쩌면 세월호 그걸 인양하게 되면 그거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안병우> 저희들이 생각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인양된 세월호는 그대로 보존을 해서 이 아픔을 계속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런 기념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들은 그것을 가능하면 확보를 하고 싶습니다. 뭐 성금을 거둬서 사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쓰든지 해서 그것을 진도 팽목항 근처에 인양을 해서 전시를 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것도 물론 유족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게 반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만약에 안산 쪽으로 가져오는 게 더 좋겠다라고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안산 가까운 곳에 바다에 띄워놓든지 아니면 육지로 인양을 해서 놓든지 해서 이것을 시민들이 계속 봄으로 해서 이 아픈 기억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정부도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천안함도 지금 사실 그대로 보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또 법적 문제는 있겠네요. 인양까지는 청해진해운이 다 책임져야 하지만 인양된 것의 소유권은 어쨌든 청해진해운에 있으니까. 정부가 청해진해운한테 무슨 보상을 하든지 이런 절차가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정부가 하려고 할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 안병우> 네. 정부의 태도를 지금 어떻게 예단할 수는 없는데요. 제 생각으로는 이 세월호 참사 사건을 놓고 저는 두 가지의 서로 상대적인, 그리고 좀 다른 입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나는 이 사건이 어떻게든지 빨리 잊혀지기를 바라는, 그런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 정관용> 있죠.

    ◆ 안병우> 또 한 부류는 어떻게든지 이것을 잊지 말자. 그런 두 부류의 사람들이 서로 상대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잊자고 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여러 가지 근거를 대겠지만 결국 그것은 이 사건으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않겠다라고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네. 세월호는 이제 어쨌든 그런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앞에 말씀하신 광범위한 자료들을 계속 다 모으고 정리하게 되면 그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목표가 뭡니까?

    ◆ 안병우> 저희는 이 네트워크가 정식적으로 출범을 하면 거기에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하겠습니다마는. 지금 계획으로는 이 네트워크가 안산에 가서 자리를 잡으려고 합니다. 거기에 터전을 구해서 유족들, 주민들, 이분들하고 함께 공감하면서 이 기록을 수집하고 거기에서 정리를 하고 거기에서 활용을 하는 그런 방법을 찾을 거고요. 유족들의 의견을 들어서 그분들이 이 기록물들을 어떻게 할 것이 가장 좋겠다라고 하면 거기에 따르고. 저희들이 바라기는 유족들과 안산시민들이 중심이 되어서 이 세월호 기억을 저장하는 아카이브를 안산에 만들었으면 좋겠다.

    ◇ 정관용> 어떤 기록관의 형태?

    ◆ 안병우> 기록관이든지 추모관이어도 그 속에 아카이브 기능을 가진 그런 추모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정부가 추모공원을 하겠다라고까지는 밝혔으니까. 사실 추모공원 안에 이런 기록관이 있을 수도 있는데.

    ◆ 안병우> 있을 수도 있죠.

    ◇ 정관용> 그건 정말 협의를 해 봐야겠군요.

    ◆ 안병우> 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겠습니다마는,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희들은 이 기록이 모이면 이 기록은 유족과 안산시민들에게 인계를 할 겁니다.

    ◇ 정관용> 과거에 우리가 이런 대형재난의 기록을 민간이 나서서 정리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까?

    ◆ 안병우> 여러 가지 대형 재난사고들이 있었습니다마는 그 당시로서는 그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직 시민들의 의식이 높지 못했고. 저희 기록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적었습니다. 그런 일이 없었고요. 참 안타까운 일이고. 그러다 보니까 계속 이런 사고가 재발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재난사고로 치자면 이번이 처음이다.

    ◆ 안병우> 네, 처음인 셈이죠. 이렇게 광범위하게 나서서 시민기록을 수집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기록 전문가들이 나서서 추모기록을 한 번 수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거는 노무현 재단 쪽에 다 넘겨 주었죠.

    ◇ 정관용> 외국의 사례는 어때요? 미국 같은 9.11 테러나 보스턴 테러 이런 경우는.

    ◆ 안병우> 9.11 테러가 난 뒤에 지지난주인가요? 그 추모관이 완성이 되어서 개관을 했습니다.

    ◇ 정관용> 개관했죠.

    ◆ 안병우> 거기에 많은 기록물들이 보관이 되고 전시가 된 걸로 그렇게 제가 언론에서 봤어요. 그리고 구조하던 사람들의 통신 음성까지 들어가 있고. 사진, 동영상 이런 것들이 많이 전시가 되고 있는 걸로 그렇게 봤습니다.

    ◇ 정관용> 보스턴 테러도 1주년을 맞아서 그런 기록 전시, 이런 걸 했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안병우> 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자꾸 아픔을 서로 나누는 거죠. 이제 유족들이 제일 아마 바라시는 것도 그 아픔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잊혀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런 전시나 기록물 수집, 보존 이런 것은 결국 그 아픔을 공감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고 또 잊지 않도록 남기고 동시에 교훈을 얻는 거죠.

    ◆ 안병우> 네, 그럼요. 최종적인 목적은 이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있으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록을 통해서 국민들의 이런 마음이 모이는 것도 중요하고. 또 기록을 잘 활용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런 것의 바탕 위에서 대책을 세워야 되겠죠.

    ◇ 정관용> 국회에서 이루어지게 될 국정조사 지금도 협상을 한다고 합니다마는. 그런 거 이루어지면 그것도 하나의 기록으로 또 남겨야 되거든요.

    ◆ 안병우> 그것도 당연히 기록으로 남겨야 될 텐데. 조사가 잘 되기를 바랍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잊지 않도록, 또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해서 기록 전문가들은 이렇게 또 움직이고 계시는군요.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다 각자 자기 돈 들여서 그렇게 해서 보존하고 남긴 기록은 또 전부 다 유족이나 이런 분들에게 넘기겠다. 이런 자세로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시는 군요. 우리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가만히 있지 말고 내가 할 일이 뭔가 찾아야 하겠다, 이런 생각까지도 하게 됩니다. 앞으로 하실 일이 참 많습니다. 이제 막 시작 단계고요.

    ◆ 안병우> 좀 시청자 분들한테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주변에 있는 세월호 추모 관련 기록들, 이것을 소홀히 보시지 말고. 그것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되었을 때 그것을 다수습해서 저희들한테 좀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어디로 연락하면 됩니까?

    ◆ 안병우> 저희 한신대학교 저한테 보내주셔도 되고요. 명지대학교 기록대학원으로 보내주셔도 되고. 일단 그렇게들 다 보내주시면 저희들이 다 정리를 해서 보존을 하고 활용을 하겠습니다.

    ◇ 정관용> 청취자 분들도 가만히 계시지 말고 주변의 그런 기록 남기는데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네요. 참 많은 일을 하셔야 되는데 좀 애써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병우>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월호 시민아카이브 네트워크,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계시죠. 기록관리단체협의회 대표 한신대 안병우 교수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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