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선거 때면 늘 등장하는 질문, 누구를 뽑을 것인가?
세월호 참사의 충격과 슬픔이 가시지 않은 채로 맞이하는 지방선거. 후보자의 면면을 보며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이 사람은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자기 일처럼 자기의 고통처럼 여기며 이리 저리 뛰어다닐만한 인물인가를 상상 속에서 가늠해 보기도 했다. 물론 전혀 근거없는 상상은 아니다. 그의 살아온 이력과 경력, 평판을 근거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30일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세월호 참사의 대응과 수습 과정에서 정치와 행정, 즉 우리 국가의 공권력을 나눠 가진 기관과 사람들이 벌이는 행동을 우리는 지켜봤다. 모이기는 열심히 모이고 저마다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책임회피와 책임면피, 정치적 공세만 오고갈 뿐 마음에 와 닿는 행동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유가족은 비통해하고 국민 모두가 슬픔에 짓눌리는데 국가 권력은 여전히 겉돈다. 우선은 국민의 분노에 떠밀려 시늉은 하지만 자기집단 내지는 자신의 안위나 이익을 모색하는 얕은 행동거지들도 보인다.
우리는 결국 정치·행정을 떠맡은 이 땅의 정치인·관료들이 어떤 존재인지 확인한다. 그들은 국가 권력이라는 시장에서 금전적 이득이나 비금전적 이득 (위세, 지위, 노후보장…)을 추구하는 영리추구 집단이었다. 매사에 그런 건 아니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리로 쏠려 있다는 건 확연히 드러났다.
그렇다면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우리는 무얼 할 것인가?
1. 투표하자. 국민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권력문제 해결의 기본이다. 기필코 투표하자. 긴박한 사정이 아니고도 투표를 못했다면 권력에 굴복한 것이라 여기자.
2. 투표를 독려하자. 이웃을 깨워 함께 투표하자. 직장동료의 투표도 확인하고 인증샷을 돌려보자. 비투표자는 잠깐이라도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자.
3. 어떤 정보나 어떤 인물이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여기 저기 전화로 카톡으로 트윗으로 페이스북으로…왁자지껄 전파하고 이야기 마당도 펼치자. 선거는 그렇게 하는 것이다.
4. 법을 법으로 여기자. 지킬 법은 지키고 필요한 법은 만들고 나쁜 법은 없애는 일에 나서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청원운동이 있다면 살피고 서명 한 번이라도 보태자.
5. 정치인들에게 따질 건 따지자. 정치인들이 여론을 살피고 소통하려고 열어놓은 채널은 많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단체장, 교육감…누구에게라도 할 말 하며 살자. 예의만 갖춘다면 누구의 의견이든 읽어보거나 정리돼 보고된다. 그런 의견이 다수가 접수된다면 당연히 그들을 압박할 수 있다.
6. 까짓 거 가서 만나자. 만남을 피하면 독촉하자. 사무실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드나드는 곳이 있고 가야 할 행사장이 있어 나타나기 마련이다. 정중히 요청하면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다. 몇 번이고 피하면 아무개가 도망 다닌다고 세상에 알리자.
7. 자신이 지지하든 반대하든 양쪽 다 따지고 만나자. 견해와 입장이 다를 수록 이해시켜야 한다. 지지하는 정치인이 잘못하면 고쳐야 할 책임은 지지유권자인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다.
6.4 지방선거를 나흘 앞둔 1일 오후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자원봉사자들이 '투표참여 희망바람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8. 가치를 공유할 시민운동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자.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선택만 하면 사회참여에 있어 모든 걸 안내받을 수 있다. 결심하고 고르기만 하면 된다.
9. 언론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항의하자. 편파왜곡이 있다면 기자에게도, 데스크에게도, 사장과 이사, 시청자위원회와 자문위원회, 감사실에도…항의할 곳은 많다. 아예 친절하게 그 내용에 관한 기사는 이렇게 쓰는 게 옳다며 다른 기자의 제대로 쓴 기사나 직접 쓴 기사를 첨부해 보내도 좋다.
10. 언론사에 항의하는 것이 싫다면, 하다 하다 지쳤다면 그 언론은 보거나 듣지 말자. 거기 실린 광고 상품은 이용치 말자.
행동하자.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선거가 끝났다면 이제 부터다. 선거와 선거 사이가 민주정치의 90%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