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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이 '유병언' 잡을까? 아니면, 兪병언이 '검찰' 잡을까?

법조

    檢이 '유병언' 잡을까? 아니면, 兪병언이 '검찰' 잡을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자료사진)

     

    검찰이 유병언을 잡는 것일까? 아니면 유병언이 오히려 검찰을 잡게 되는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후자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제 검찰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유병언과 구원파는 검찰에 대해 "뻥치지 말라"며 비아냥 대고 있다.

    검찰로써는 약이 바짝바짝 오르지 않을 수 없게됐다. 수사팀 고위 관계자의 말대로 "검거팀 관계자들이 의자에서 쪽잠 자고 옷도 못갈아 입는 상황이어서 보다 못해 순천지청에서 옷을 사줄 정도"였는데 오죽 하겠는가?

    인천지검은 8일부터 유병언의 소재를 순천에서 목포와 해남지역으로 옮긴 모양이다.

    검찰은 유병언에게 지난달 17일 소환을 통보하고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때부터 유 씨가 순천에 머물고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밝혀왔다.

    기자들이 지속적으로 "순천에 이미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검찰은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며 검거가 시간문제일 뿐 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 유병언, 순천에 과연 은신했었는가?

    하지만 유병언이 잠적한 이후 검찰의 추적 행태를 보면 유 씨가 "순천에 있었다"는 검찰 설명조차 믿기 어렵게 됐다. 검찰은 순천에서 물샐틈 없는 '저인망 방식'으로 유 씨를 쫓고 있다고 밝히더니 돌연 추적지역을 전남 목포와 해남 지역으로 옮겨 버렸다.

    실제로 지금 와서 판단을 해보면 유병언이 순천에 없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지난 25일 새벽 전남 구례와 순천 경계지역에 있고 구원파 신도가 운영하는 송치재 휴게소를 급습하고 그날 밤에는 300~400미터 떨어진 '숲속의 정원'이라는 별장을 수색했다.

    유병언이 타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쏘나타 차량. (사진=검찰 제공)

     

    검찰은 수사팀이 휴게소를 덮칠때 인근 별장에 머물고 있던 유병언과 운전기사 양회정이 도망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병언이 머물렀다는 별장에서 유병언의 지문이 검출되지 않았다. 검찰 설명대로라면 며칠동안 별장에 머물렀는데 아무리 장갑을 끼고 도피를 지능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지문이 검출되지 않기는 어렵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수사팀이 유병언이 있었다고 지목한 별장에는 실제로 유병언이 없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오히려 유병언 대신 운전기사인 양회정이 '가짜 유병언'처럼 행동하며 유병언이 순천 별장에 있는 것 처럼 위장했을 개연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지명수배된 양회정(유병언 운전기사) 씨. (사진=검찰 제공)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찰 수사팀이 휴게소를 급습할 때 인근 별장에서 탈주한 양회정은 전주로 소나타 차량을 몰고 오고 CCTV가 있는 장례식장(전수시 송천동)에 차를 버리고 유병언 행세를 하며 검찰 수사팀을 능수능란하게 교란한 것이다.

    운전기사 양회정과 별장에서 함께 머물렀던 비서 신모(여 33·구속) 씨는 오히려 양회정이 떠난 뒤에도 별장에 혼자 남아 25일 밤 검찰 수사팀을 마중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유병언이 별장에서 양회정이 도주할때 함께 달아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검찰 수사팀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신모 여인이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는 점, 그리고 유병언의 지문이 없었다는 점에서 순천 별장 사건은 '철저한 위장 드라마'였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 유병언 검거 장기화로 세월호 배상책임도 '표류'

    검찰 안팎에서는 유병언 검거가 미궁에 빠져들면서 검찰이 처음부터 유 씨의 소재를 철저히 확인해야 했다는 비판과 함께 검거에만 올인하다가 '본론'인 자산추적 등 세월호 배상책임을 묻기위한 절차마져 떠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는 "지명 수배자 검거는 본래 경찰이 하도록 돼 있는데 검찰이 왜 그 일을 경찰에 맡기지 않고 직접 '올인'하고 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것은 국가 공권력 운용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병언 도주를 돕고 있는 구원파 신도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관련 유병언 추적도 검찰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가운데 유병언 재산 추적은 물론 자산 동결도 유병언 도주 장기화로 차질을 빚고 있다.

    유병언에 대한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동결 자산이나 가압류된 재산에 대해 압류 또는 환수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병언 도주로 재판은 언제 시작될 지 알 수 없는 상태이고 구원파들은 추적 재산이 '구원파 교회 소유'라고 강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0년대 후반 탈옥수 신창원은 '900여일'동안 도주를 하다가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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