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를 중국 단독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한 사실을 10일 공식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측이 위안부 관련 자료를 등재 신청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답변서를 보내 이같이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답변서에서 "세계기록유산은 유엔 유네스코가 선도하는 중요한 활동으로 세계적으로 의의가 있는 수기원고, 도서관과 사료관 등에 보존된 진귀한 문건, 구술한 역사기록 등을 수록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중국이 이번에 신청한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료는 진실되고 진귀하고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며 신청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이 이번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목적은 역사를 깊이 새기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류의 존엄을 수호함으로써 이런 반인도적·인권침해적·반인류적인 행위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번 신청은 중국이 단독으로 한 것"이라면서 "관련 역사적 자료는 모두 중국 국내에서 발굴해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답변서에서 "현재의 중일관계는 긴장상태가 지속하고 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측에 있다"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일본은 역사문제에서 수레를 거꾸로 몰아 2차대전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미화를 시도하는 부정적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이밖에 "중국은 줄곧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면서 "현재까지 9건의 문헌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고 중국 측의 현황도 소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답변서 내용을 재확인하면서 위안부 관련 사료와 함께 난징대학살 관련 사료도 함께 신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화 대변인은 "이번에 난징대학살 및 위안부에 관한 진귀한 역사적 사료를 등재신청한 목적은 역사를 깊이 새기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류의 존엄을 수호함으로써 이런 비인도적, 인권침해적·반인류적인 범죄가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회견에서 "중국이 유네스코에 정식 신청했는지 확인 중"이라면서 "만약 중국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신청한 것으로 판단되면 항의를 하고 (신청)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중국이 단독으로 신청한 사료들은 최근 지린(吉林)성 기록보관소 등이 발굴해 외신에 공개한 기록물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월 말 자국 주재 외신기자들을 창춘(長春) 소재 기록보관소로 초청, 1930~40년대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했던 일본 관동군 헌병대가 작성한 문서 87건과 일제가 세운 괴뢰정권인 만주국의 중앙은행 문서 2건 등 총 89건의 기록물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