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 군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와 교전을 벌였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는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 ‘쿠드스’(Quds)의 2개 대대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장악했던 티크리트 지역의 85%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티크리트 지역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으로 11일 ISIL의 수중에 떨어졌다.
WSJ는 “이들 이란 병력은 오래전부터 이라크에 배치돼 수도 바그다드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 및 카르발라 방어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또 이라크와의 국경지역에도 별도로 병력을 배치하고 ISIL이 100㎞ 반경에 접근할 경우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세가 이라크 정부군 쪽에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시리아에 배치된 이란 병력을 이라크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도 “쿠드스 소속 대원 약 150명이 이라크에 파견됐으며 쿠드스 사령관 카셈 술라이마니가 12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바그다드 방어를 위해 1만명 규모의 2개 여단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란과 이라크는 1980년부터 8년간 전쟁을 벌인 앙숙이지만 현재 양국 모두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2일 TV 생중계 연설에서 “급진 테러단체가 이라크에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란은 이 같은 폭력과 테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