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두 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을 경호하는 브라질 현지 군인과 경찰이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이 시작되자 일손을 놓고 TV중계를 보고 있다. 포스두이구아수(브라질)=오해원기자
월드컵 출전 역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장도에 올랐습니다. 앞으로 한 달간 이들과 함께 미국과 브라질을 누비는 동안 미처 기사에 싣지 못한 소소한 이야기를 [홍명보호의 깨알 같은 이야기, 오해원의 깨톡(TALK)]을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전 세계 국가 중 5번째로 큰 국토를 가진 브라질 서부에 위치한 포스 두 이구아수는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국경을 나누는 관광도시입니다.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대도시에 비해 인구(30만명)는 적지만 이구아수 폭포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합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각)에는 귀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포스 두 이구아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월드컵을 치르기로 하면서 이곳은 작은 한국이 됐습니다.
거리에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문구가 휘날리고 있고, '홍명보호'가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는 '코리아 하우스'가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모인 취재진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경기장 주변에는 마치 국내 여느 축구장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사진이 걸려있어 이곳이 브라질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브라질 안의 작은 한국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포스 두 이구아수 역시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었습니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2014 FIFA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12일 오후. 홍명보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수비 조직력 강화에 더욱 매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선수단의 안전을 위해 숙소와 훈련장에 군인과 경찰을 배치했다. 포스두이구아수(브라질)=오해원기자
하지만 훈련장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습니다. 선수들이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경기장 주변을 지키는 현지 경찰과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총기 휴대가 허용되는 브라질은 월드컵 기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장과 선수 숙소 등에 군 병력을 배치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선수단의 동선을 따라 경찰과 군인이 따라 움직이며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개막전 앞에서 이들은 본분을 잊었습니다. 경기장 주변을 지키던 브라질 경찰과 군인들은 코리아 하우스에 설치된 TV 앞으로 모두 모여 나란히 월드컵 개막전을 지켜봤습니다. 개막전이 진행되는 순간만큼은 페드로 바소 경기장은 완전히 무방비상태였습니다.
경기 시작 11분 만에 수비수 마르셀루의 자책골이 터지자 일순간 코리아 하우스가 조용해졌습니다. 축구에 열광하는 브라질 국민의 실망을 알 수 있는 깊은 한숨이 여기저기에서 터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18분 뒤 이구아수 시내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네이마르의 동점골이 터진 바로 그 순간입니다. 코리아 하우스에서 TV중계를 지켜보던 현지 군경은 물론, 이구아수 시내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습니다.
브라질 국민의 열정적인 응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렁찬 폭죽과 함께 총성이 간헐적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이 소리에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훈련하던 '홍명보호'도 깜짝 놀라 잠시 훈련이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김태영 코치의 "계속 해"라는 재촉에 훈련은 다시 재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