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숙적 관계인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제한적이지만 협력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야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시아파 정부가 수니파 반군과 싸우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협조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모든 접촉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에 대한 공습 가능성도 시사했다. 케리 장관은 "집단학살극에서 살해되거나 숨지는 국민이 있다면 그것을 멈추야 한다"며 "공습이나 다른 수단으로 이를 멈출 필요가 있다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과 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도 주요 6개국(P5+1)간 협상 이외에 별도로 이란과 이라크 사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라크 시아파 정부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는 공통의 이해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결국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 부정적이어서 실제 협력이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란은 이날 이라크 안보 상황을 미국과 직접 논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앞서 "이라크군은 충분히 ISIL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란의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을 걸프 해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제한적 공습을 포함한 군사적 선택도 고려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