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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년 전 울었던 이근호, 꿈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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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4년 전 울었던 이근호, 꿈은 이루어졌다

    이근호가 18일 브라질 쿠이나바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골을 넣은 뒤 이청용과 함께 포효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을 때 이근호(29·상주 상무)만큼 설레고 감격했던 선수가 또 있을까.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4년 전의 아픔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 기회를 목전에서 놓쳐야 했던 이근호다.

    이근호는 4년 전 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남아공 입성을 앞두고 진행된 유럽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도중 최종 엔트리 선발 경쟁에서 탈락했다. 동료들을 오스트리아에 남겨둔 채 쓸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본선행을 이끌었던 그였기에 충격은 더했다.

    이근호는 지난 5월12일 파주NFC 첫 입소 때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말하기 전에 "4년 전의 아픔이 있기 때문에…"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만큼 생애 첫 월드컵 무대가 간절했다. 그리고 4년 동안 마음 속에 품고만 있었던 꿈이 마침내 실현됐다.

    이근호는 18일(한국 시각)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후반 11분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자리에 교체 투입됐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전 내내 보이지 않았던 박주영 대신 마이애미 전지훈련 때부터 컨디션이 유독 좋았던 이근호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승부수가 기막히게 통했다. 이근호는 후반 23분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다. 역습 상황에서 중앙 돌파를 하던 이근호는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타이밍을 엿보다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공은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에 손에 걸렸지만 실수로 공을 뒤로 흘리면서 골로 연결됐다.

    이근호는 마음껏 포효했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4년 전의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있을만큼 짜릿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근호는 홍명보 감독의 노림수였다.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떨어지는 러시아의 특징을 감안해 스피드가 뛰어나고 활동 반경이 높은 이근호를 통해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노리고자 했다.

    작전은 100% 성공했다. 이근호는 첫 골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러시아 수비의 뒷 공간을 노렸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남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도 이근호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만큼 컨디션도 좋고 의지 역시 대단하다. 4년을 기다린 월드컵, 이근호에게 꿈의 무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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