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 휴회 기간 중 인준을 거치지 않고 주요 공직자를 임명한 것은 헌법적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법원은 이날 대법관 만장일치로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 인준 없이 국가노동관계위원회(NLRB)위원을 임명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휴회 중 임명'은 의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 등의 인준을 지연시킬 때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이용해 상원 인준 절차를 생략하고 임명하는 제도이다.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헌법은 대통령이 회기 내, 또는 회기와 회기 사이의 일정 기간 휴회 때 공석을 채울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 NLRB 위원 임명은 휴회로 보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에 이뤄져 무효"라고 판시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고위직 정부 인사 인준 절차를 지연하자 상원이 잠시 휴회하는 사이에 NLRB 위원 임명을 강행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고위 공직자 임명과 관련해 일부 타격을 받게 됐다. 다만 대법원은 대통령의 이런 권한을 금지까지는 하지 않고 제한하도록 했다.
브레이어 대법관은 "대통령은 상원 휴회로 인해 인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 기능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할 때만 휴회 중 임명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에서 말하는 휴회는 최소 10일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백악관은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대법원이 상원이 제 할 일을 하지 못할 때 대통령이 공석을 채울 수 있는 행정 권한이 있음을 재확인해준 것은 환영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 권한을 주저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