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모병장을 태운 호송차량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습니다/윤성호기자)
GOP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임모(22) 병장의 범행동기가 '집단 따돌림'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군 수사단이 30일 현재까지의 수사내용을 공개했다.
군 수사단은 자행 총상을 입은 임 병장이 수술을 받은 직후 한 차례의 간단한 조사를 벌인 뒤 그 이후 30분~1시간 가량씩 두 차례의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임 병장의 회복 속도가 느려 모두 세 차례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수사 진행 속도는 더디다고 군 수사단을 밝혔다.
특히, 증거확보를 위해 범행 당시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12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의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 속도는 더 느린 상황이다.
현재 임 병장이 범행동기와 관련해 진술한 내용은 "사건 당일 초소에서 동료들이 그린 해골 그림을 보고 격분했다", "모 간부가 뒤통수를 쳤다", "나를 없는 사람 대우했다" 정도다.
그런데 이 가운데 "모 간부가 뒤통수를 쳤다"는 진술은 임 병장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언제, 몇차례를 쳤다는 진술도 없는데다 해당 간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또, "나를 없는 사람 대우했다"는 것 역시 임 병장이 구체적인 상황은 진술하지 않고 있어 이를 통해 '집단 따돌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게 수사단의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임 병장이 범행 동기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몹시 흥분상태가 된다"면서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범행 동기와 관련된 임 병장의 진술 가운데 현재까지 유일하게 확인된 사실은 바로 해골 그림이다. 군은 임 병장의 진술 뒤 해당 초소 근무파일 뒷편에 그려진 그림을 확보했다.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수사 경과 발표 당시 언론에 회람시킨 그림 A4 용지 크기의 하늘색 바탕에 그려져 있었다.
여기에는 모두 20~30여개의 그림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으며 여기에 임 병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은 5~6개 정도였다.
임 병장을 묘사한 그림들의 대부분은 마른 체형에 머리숱이 적은 사람 모양의 그림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 개의 그림은 해골을 연상시키는 그림이었다. 수사단 관계자는 "마른 체형인 임 병장이 평소 슬라임, 할배 등의 별칭으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그림은 상대를 비하하기 위한 혐오스런 형태의 그림이라기 보다는 인물의 특징을 부각시켜 그리는 캐리커쳐 스타일의 그림에 가까웠다.
또, 임 병장을 묘사한 그림 외에 다른 대부분의 그림도 동료 병사를 호빵맨에 비유하는 등 다른 부대원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임 병장이 이 그림을 보고 총기난사 사건을 결심했으며 동시에 이 그림을 근거로 임 병장이 평소 부대원들 사이에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임 병장 입장에서는 본인을 비하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인이 보면 자주 볼 수 있는 캐리커쳐 그림들"이라며 "이 그림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군 수사단 관계자도 "임 병장이 따돌림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고 따돌림이 있다 없다는 검증이 안된 상태"라며 범행 동기를 집단 따돌림으로 추정하는 것을 강하게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