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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유럽차 막자"…디젤 세단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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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업계 "유럽차 막자"…디젤 세단으로 승부수

    • 2014-07-03 08:35

     

    국내 완성차업계가 디젤 세단을 앞세워 유럽 차로부터 '안방 지키기'에 나섰다.

    디젤 세단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음과 진동 등을 이유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높은 연비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유럽차들이 디젤차량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놓으면서 디젤 시장을 휩쓸자 국내 완성차업체도 뒤늦게 '연비좋은 디젤차' 제조에 뛰어든 것이다.

    특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유럽차 무관세 적용과 내년 저탄소차협력금제 시행 등으로 유럽차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면서 완성차업계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큰 편이다.

    현대차[005380]는 '반격의 무기'로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2.2 디젤을 내놨다. 그동안 엑센트, 아반떼, i30, i40 정도에만 적용했던 디젤 모델을 준대형 세단까지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의 김상대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지난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그랜저 디젤은 국내 시장의 요구와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탄생한 모델"이라며 "국내 고급 세단 시장에서 디젤 시대를 연 것"이라며 자평했다.

    이날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을왕리해수욕장까지 왕복 164㎞를 주행하는 시승행사에서 직접 차를 몰아본 참가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디젤 차량인지 모를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랜저 특유의 안정적인 승차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시속 190∼200㎞까지 높여도 엔진 소음과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랜저 디젤의 연비는 도심 12km/ℓ, 고속도로 17.5km/ℓ로 복합연비는 14.0㎞/ℓ이다. 주로 고속도로로 이뤄진 시승 구간을 성인 4명이 함께 타고 주행해보니, 평균연비는 16.5 ㎞/ℓ가 나왔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어가면 경보로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후측방경보장치,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이 기존 모델보다 대폭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일단 시장에서 초기 반응도 좋은 편이다. 사전계약 20일 만에 디젤 모델은 1천800대가 계약됐고, 특히 계약자의 63%는 30∼40대층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은 합리적 유지비용과 운전을 즐기는 30~40대를 겨냥한 모델인데, 이런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판매 가격은 3천254만∼3천494만원선. 현대차가 경쟁 모델로 꼽는 BMW 320d·520d와 파사트2.0 디젤보다는 1천만∼2천만원 가량 더 싼 편이어서 '진검승부' 결과가 주목된다.

    르노삼성도 3일 SM5 디젤의 출시 행사를 열고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의 첫 중형 세단인 SM5 디젤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사전계약에서 약 1천500대의 실적을 올리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비는 16.5㎞/ℓ로 한 차례 주유로 서울∼부산 왕복 거리 이상인 1천㎞ 주행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매년 2만㎞씩 5년간 운행한다고 가정할 때 SM5 디젤의 유지비는 현대차의 LF쏘나타 가솔린 2.0 모델보다 600만∼700만원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SM5 D가 2천580만원, SM5 D 스페셜은 2천695만원이다.

    르노삼성의 박동훈 부사장은 "수입브랜드들은 이미 제품의 60% 이상이 디젤 세단으로 팔리고 있으며, 디젤세단이 없는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SM5 D가 중형차 시장에서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NEWS:right}

    이에 앞서 지난 3월 처음 출시된 한국 GM의 말리부 디젤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고객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판매가 한때 중단됐을 정도였다.

    말리부는 디젤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6월 한 달간 1천728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나는 높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연비 좋고,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디젤 차량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소음과 진동문제는 이제 대부분 해결한 만큼, 얼마나 차별화된 특성을 갖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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