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옛 화학무기 공장을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에 뺏겨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최근 유엔에 전달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유엔주재 이라크 대사는 지난달 3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이슬람 반군인 이슬람국가(IS·옛 이름 ISIL)가 지난달 11일 화학무기 공장을 지키는 군인들을 구금하고 무기를 빼앗았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는 치안 상황 악화로 화학무기 파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유엔 회원국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며 "상황이 개선돼 이라크가 시설 통제권을 되찾아 오면 임무를 다시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A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의 창고 한 곳에는 치명적 신경가스인 사린가스로 채워진 2천500대의 로켓, 180t의 사이안화 나트륨, 화학전의 시초가 된 신경작용제 타분 가스 등이 보관돼 있다. 로켓은 1991년 이전에 제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