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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욕심에 새둥지 망치고, 야생초 뭉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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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욕심에 새둥지 망치고, 야생초 뭉개고"

    원하는 사진 찍으려면 새 죽여도 좋아


    -금강송 벌목은 욕망에 빠진 행동
    -사진은 거짓말 안해, 찍은 본인만 몰라
    -자연훼손사례 태반, 자연에 대한 예의없어
    -한 장 사진으로 과시하려는 경향 팽배
    -경력은 중요치 않아, 욕심이 화를 자초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14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순영 (사진작가)


    ◇ 정관용> 경북 울진군의 산림보호구역 안에서 220년 된 금강송 소나무죠, 수십 그루가 멋대로 잘린 채 발견됐는데요. 알고 보니 유명 사진작가 장국현 씨가 자신이 사진을 찍어야 되는데 그 구도에 방해가 된다면서 인근 주민들을 인부로 고용해서 그 금강송을 벌목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걸 장국현 씨도 인정을 하고요. 500만 원 벌금형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연훼손이 사진촬영 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해서요. 직접 사진작가로 활동하시기도 하고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십니다. 윤순영 이사장을 연결합니다. 윤 이사장님, 나와 계시죠?

    ◆ 윤순영>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금 그 장국현 씨 금강송 훼손사건 어떻게 보세요?

    ◆ 윤순영> 누구나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건 다들 사진가들의 마음이거든요. 그러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어떤 욕망에 사로 잡혀 어이없는 일을 지금 저지른 거죠.

    ◇ 정관용> 우리 이사장님도 자연사진 찍으러 많이 나가시죠?

    ◆ 윤순영> 네, 그렇죠. (웃음)

    ◇ 정관용> 현장에 가서 ‘아이고, 이거 누가 훼손했구나.’ 이걸 딱 느끼고 보신 경우들이 있습니까?

    ◆ 윤순영> 많죠, 그런 일들이.

    ◇ 정관용> 어떤 일들이 벌어집니까? 좀 구체적으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주시면요.

    ◆ 윤순영> 네, 예를 들어서 이제 새둥지 주변의 가지를 다 잘라버리는 거예요, 잘 나오게 하기 위해서.

    ◇ 정관용> 새둥지 주변의 나무를 자른다고요?

    ◆ 윤순영> 그렇죠. 그런데 새들은 위장해서 둥지를 짓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촬영이 잘 안 되니까 새둥지 주변을 다 잘라버리고. 또 그렇지 않으면 나무의 그늘이 진다고 해서 나무를 갖다 통째로 옮기는 경우도 있어요, 베어서.

    ◇ 정관용> (웃음)

    ◆ 윤순영> 그리고 또 먹이를 가지고 들어오는 새가 횃대에 자세를 나쁘게 앉잖아요. 그럼 깡통에 돌 집어넣고 이제 그걸 쫓아서 자세 바로 잡게 만들기도 하고. 또 물새류 같은 경우는 땅바닥에 집을 짓게 돼 있어요. 그런데 알을 품게 되면 새가 알을 내리고 앉는 걸 갖다가 계속 품는 것을 쫓고 다시 앉게 하고, 쫓고 다시 앉게 하는 것을 계속 찍기도 하죠. 그리고 비단 그런 것뿐만 아니라 또 꽃을 찍는 분들, 그분들은 또 야생화를 갖다가 본인만 찍고 이제 뭉개 버리고.

    ◇ 정관용> 아니, 잠깐 잠깐만요. 야생화를 자기가 찍은 다음에 어떻게 한다고요?

    ◆ 윤순영> 그 꽃을 없애죠, 다른 사람들은 못 찍게... 뭉개버리죠, 그 주변을.

    ◇ 정관용> 그렇게까지 해요?

    ◆ 윤순영> 네. 그래서 지금 어떻게 보면 그 아름다운 한 장의 사진 속에 부끄러운 것이 현실이에요. 지금 그렇게 몰지각하게들 사진촬영을 하고 있죠.

    ◇ 정관용> 네, 그런데 나무 같은 경우야 모르지만 아까 말씀하신 새둥지사진 같은 것 말이에요. 그건 찍어놓은 사진 결과를 보면 ‘아, 이거 손댔구나.’ 하는 게 금방 알게 되지 않습니까?

    ◆ 윤순영> 아, 금방 알게 되죠. 그러니까 본인들이 찍어놓은 이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잖아요. 사진 속에 다 나와 있는데 찍은 사람들은 정작 그걸 모르고 있는 거예요. 그건 전문가들이 보면 다 알 수 있거든요. ‘저거 괴롭혀서 한 장의 사진을 찍었구나’, 다 눈에 보이거든요.

    ◇ 정관용> 이게 꽁꽁 숨어야 할 둥지를 남들 다 보이게 그 주변 나무를 잘라버리면 결국 그 둥지에 있는 새들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 윤순영> 그렇죠. 그게 천적에게 노출되는 거죠. 다른 것에 잡혀 먹힐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거죠.

    ◇ 정관용> 그럼 뭐, 죽어도 좋다는 것 아닙니까?

    ◆ 윤순영> 죽어도 좋죠. 한 장의 사진만 원하는 거죠, 자기만 갖기 위한 그 사진.

    ◇ 정관용> 그런 사진가들이 많아요, 아니면 그냥 극히 일부라고 봐야 됩니까? 아니면...

    ◆ 윤순영> 일부가 아니라 지금 거의 태반이 그렇다고 보는 이유가요...

    ◇ 정관용> 태반이요?

    ◆ 윤순영> 네, 인터넷상에 요즘 보면 경쟁적으로 올려서 과시하는 풍토가 널리 퍼져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도 이제 문제죠, 그러니까 뭐냐 하면 자연에 대한 예의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자연을 탐구하는 입장이 아니라 한 장의 사진을 찍어서 과시하고 자랑하는 이런 풍토가 지금 조장되어 있죠.

    ◇ 정관용> 그래서 사진 찍으러 다니시는 분의 태반이 그렇다, 지금 그렇게 진단하시는 겁니까?

    ◆ 윤순영> 네. 거의 그런 모습들을 제가 실질적으로 많이 허다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현실이죠.

    ◇ 정관용> 심각한데요.

    ◆ 윤순영> 심각해요, 아주.

    ◇ 정관용> 혹시 무슨 희귀한 야생초 같은 것을 찍으면 더 대우를 받거나 상을 타거나 아니면 사진 값이 더 비싸지거나 이럴 확률도 높아지는 거예요?

    ◆ 윤순영> 그러니까 사진작가나 사진하는 사람들이 남들이 안 찍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고 그것이 하나의 자랑거리가 되는 거예요. 그렇게 귀하지도 않은 거거든요, 누구나 다 찍을 수가 있는 것인데. 작가만 예쁘게 포장되고 나만의 사진을 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은 자연 생태계의 모든 사진을 자기가 탐구하면서 남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사진이 되는데. 그냥 어떻게 보면 포장된 아름다운 사진, 그래서 현장에 나가서 스튜디오처럼 만들어놓고 인위적으로 새를 찍잖아요, 지금. 역으로 이용해서.

    ◇ 정관용> 네. 이번에 문제가 된 작가 장국현 씨. 사진경력이 무려 44년일 정도로 알만한 분이고 또 해외에서는 금강송 보호 운동가로 알려져 있는 그런 분이라면서요?

    ◆ 윤순영> 네, 그렇죠. 아마 제가 알기로는 프랑스에서도 사진전도 여러 번 했고 우리나라의 최고라고 알려져 있는 분이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그 44년의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사실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 없이 사진을 찍다보니까 화를 자초한 사례라고 저는 보고 있어요.

    ◇ 정관용> 네, 이거 어떻게 바로 잡아야 됩니까?

    ◆ 윤순영> 그게 실질적으로 사진촬영작가들의 양심, 사진 자체가 양심이자 얼굴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되고요. 이제 그 사진을 찍는데도 어떠한 상식적인 소양이 갖춰져 있어야 돼요, 그런데 그런 것 없이 무작정 찍는다는 데서 문제가 나오죠. 옛날에는 조류사진을 찍으려면 그 망원렌즈를 사려면 돈도 많이 들었죠. 그러니까 한정된 전문가가 사진을 찍었는데 요즘은 야생화나 풍경사진 찍던 사람들도 조류사진을 찍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위험요인에 새들이 노출되고 자연훼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사전에 촬영하고자 할 때는 생태적인 특징과 습성을 좀 알아두는 것이 좋고. 또 새 같은 경우는 300mm나 600mm 이상으로 새를 찍어야 되거든요.

    ◇ 정관용> 그런 정도의 큰 렌즈로?

    ◆ 윤순영> 그렇죠. 그리고 또 위장을...

    ◇ 정관용> 멀리서 찍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RELNEWS:right}

    ◆ 윤순영> 그렇죠. 위장막을 또 사용하고. 그리고 한 곳에 자리 잡았으면 새에 대한 배려를 해서 움직여주지도 말아야 되는데 불필요한 행동을 많이 하는 거죠.

    ◇ 정관용> 숨어서 기다려서 찍어야 되는데 오히려 연출해서 찍는 그런 행태가 문제다, 이 말씀 아니겠습니까?

    ◆ 윤순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아무튼 지금 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도 맡고 계시니까. 하다못해 그런 조류사진들 찍어서 여기 저기 올리는 분들만이라도 이런 이런 사진은 연출되고 손댄 거다, 이런 작가는 악덕작가다. 이렇게 좀 막 활발하게 고발도 좀 해 주고 그렇게 하시죠. 그래야 이게 좀 정화운동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 윤순영> 그렇죠. 지금 뭐냐 하면,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는 것이 뭐냐 하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고. 소중함을 모르다 보니까 사진가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자세가 지금 없는 거죠. 그런 것이 참 안타까워요, 지금 현실적으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앞으로 좀 애써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윤순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의 말씀 들었는데요. 이런 분들은 사진작가가 아니라 자연파괴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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