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신임 국방장관(사진=윤창원 기자)
한민구 신임 국방장관이 취임 이후 전군 주요지휘관들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군 전반에 국민적 불신이 더욱 높아졌다"고 질타하며 강력한 국방개혁을 예고했다.
한 장관은 16일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 GOP 총기난사 사건, 군사기밀 유출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세월호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에 22사단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면서 "그런데 초동조치로부터 검거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이 보여준 모습에 국민들은 크게 실망했고 군을 질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위협은 지속되는 가운데 전방에서의 감시 및 경계문제, 군사기밀 및 군납비리 의혹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돼 군의 대비태세와 복무기강 등 전반에 국민적 불신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특히 "국민들은 우리 군을 '정직하지 않은 군대, 기강이 해이해진 군대, 작전태세가 미흡한 군대'로 평가하고 있다"며 강한 자기비판을 내놨다.
또 "군 통수권자이신 대통령께서도 최근 상황에 대해 매우 염려하시고 우리 군에게 높은 수준의 쇄신과 분발을 요구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부터 최전선의 병사까지 '기본'으로 돌아가 달라진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이 바라는 것은 군 간부들이 기존의 생각의 틀을 깨고 나와 국방을 혁신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모두 발언 뒤 3군단장 등에게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직접 물어보기도 하는 등 각 군의 현실인식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어 비공개로 계속된 회의에서 군은 ▲ 전방위 국방태세 확립 ▲ 한·미동맹 발전및 대외 국방협력 강화 ▲ 미래지향적 방위역량 강화 ▲ 행복한 선진 국방환경 조성 등 '국방운영 4대 중점'에 대해 논의했다.
신임 국방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각군 주요지휘관들과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격려' 보다는 '질타'를 이어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따라서 한 장관은 GOP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만천하에 드러난 우리 군의 총체적인 무능과 기강해이를 바로잡기 위해 군 전반에 대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GOP 총기난사 사건을 비롯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물어 군 수뇌부에 대한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가 끝난 뒤 한 장관을 비롯한 주요지휘관 140여명은 청와대로 이동해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초청 오찬에 참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동부전선의 GOP 총기사고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사고였다"며 "변화된 젊은이들의 눈높이와 살아온 생활환경까지 고려해 복무환경의 개선을 이뤄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 장관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들과 관련해 대통령님과 국민들께 우려와 불신을 안겨드린데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군의 현실을 냉철히 돌아보고 개선방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