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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학생 "죄 지었으면 처벌 받아야죠"

사건/사고

    세월호 생존학생 "죄 지었으면 처벌 받아야죠"

    - 나가라고 했으면 나갈수도 있었는데
    - 입구까지 갔다 움직이지 말란 말에 가만히 있어
    - 탈출한 아이들, 서로 밀어주며 탈출
    - 유가족에 "저희가 죄스럽다“는 말남기기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28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장동원 (세월호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

    (자료사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증인지원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오늘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이 열렸는데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이 처음으로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사고현장에 있었던 학생들, 그날의 사고를 어떻게 기억하고 증언했을까. 오늘 재판에 참석한 세월호 생존학생 학부모대표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장동원 씨 안녕하세요.

    ◆ 장동원>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혹시 장동원 씨 자제분도 오늘 증언하셨나요?

    ◆ 장동원> 아니요, 오늘 저희 자녀는 증언을 안 했습니다.

    ◇ 정관용> 아. 언제 계획이 돼 있나요?

    ◆ 장동원> 아니요. 계획은 안 돼 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러면 어떤, 어떤 학생은 증언을 하고 어떤 학생은 증언을 안 하고. 이건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 겁니까?

    ◆ 장동원> 이건 검찰 쪽에서 아이들에 대한 일정 정도 증언 기초자료를 조사하고요. 그 상태에서 아이들을.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법정에 가셔서 직접 공판 모습 보셨죠?

    ◆ 장동원> 네.

    ◇ 정관용> 6명 가운데 한 명은 화상증언을 하고 나머지 5명은 법정에 직접 나온 거 맞죠?

    ◆ 장동원>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아이들 많이 불안해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까?

    ◆ 장동원> 아이들이 많이 긴장을 했고요. 법정에 가는 게 일반 어른들도 되게 긴장을 많이 하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장동원> 당연히 이 학생들 상태에서는 긴장하고 많이 어려워하죠.

    ◇ 정관용> 오늘 증언에서 그 학생들이 가장 강조해서 이야기한 대목이 어떤 겁니까?

    ◆ 장동원>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나올 때 너무 힘들게 나왔다는 거죠, 자기들이. 탈출할 때. 굉장히 힘들었고 심지어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이런 표현들이 좀 있었죠.

    ◇ 정관용>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들게 나왔다고 얘기했습니까?

    ◆ 장동원> 저도 뭐 아이들한테 얘기를 들었지만 오늘 같은 경우 새로운 게 있었던 게 캐비넷이 무너졌는데 그 캐비넷 안쪽에 애가, 그 캐비닛이 깔린 거죠.

    ◇ 정관용> 깔려서.

    ◆ 장동원> 그 안에 있으면서 약간 목까지 물이 올라왔는데 거기서 숨을 좀 쉬고 있었다는 거죠. 그러다가 자기가 이러다간 죽겠다는 판단 하에 발버둥을 쳐서 그걸 제치고. 구명조끼를 입었잖아요. 그래서 캐비넷을 확 밀었는데 순간에 자기가 떠오르면서 위에 천정에 있는 출입구죠. 배가 뒤집어졌으니까. 거기로 힘들게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저도 굉장히 좀 깜짝 놀랐죠. 그리고 유가족도 한 분 오셨는데 계속 우시더라고요.

    ◇ 정관용> 아이고. 그리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 분명히 다 들었다고 얘기했나요?

    ◆ 장동원> 네. 그건 6명 전원이 다 그랬습니다.

    ◇ 정관용> 뭐라고 구체적으로 했답니까, 그 방송에서?

    ◆ 장동원>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 정관용> 그냥 무작정?

    ◆ 장동원> 네. 그리고 아이들 중에서는 처음에는 캐비넷을, 그러니까 물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캐비넷을 밟고 올라갈 수 있었나봐요. 그러다가 입구 쪽까지 올라갔는데 계속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니까 아이들도 순간에 거기까지 올라갔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니까 아이들이 순박하게 가만히 있었던 거죠. 그 당시 상황까지만 해도 그 학생이 얘기하는 게 그럼 애가 검찰 쪽에다 얘기한 게 ‘그러면 빠져 나가라라고 했으면 충분히 갈 수 있었냐’ 이랬는데 아이들은 ‘그 당시만 해도 나가라고 했으면 다 나갈 수 있었던 조건이었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그 선원들이나 아니면 해경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까? 그런 얘기는 뭐라고 그랬나요?

    ◆ 장동원> 아이들은 그 선원과 해경에 대한 도움은 전혀 받지 못했고요. 못했다고 본인들이 얘기를 했고. 그리고 복도에서 탈출을 하게 되면 복도까지 나왔을 때 복도를 발로 밟으면 문이 되는 거잖아요. 그게 옆으로 뒤집어졌으니까.

    ◇ 정관용> 그렇죠. 90도로 되어 있으니까.

    ◆ 장동원> 네. 문을 밟고 나가는 사이에 저쪽에 해경이 있었대요, 고무보트를 대고.

    ◇ 정관용> 바깥에?

    ◆ 장동원> 네. 손만 잡아주고 아이들이 들어가는 애들이, 탈출하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복도에 줄섰는데 해경이 쳐다만 보고 안에 있는 애들은 구출을 안 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 구출된 아이들이 ‘저 안에 아이들이 있습니다’라고 얘기했답니까, 안 했답니까?

    ◆ 장동원> 얘기했답니다.

    ◇ 정관용> 얘기했는데 해경이 어떻게 반응을 했대요?

    ◆ 장동원> 그냥 보고만 있었대요. 그러면서 애들이 통로로 나오는데 갑자기 파도가 치는 바람에. 뒤에 있는 애들 반 이상이 파도로 휩쓸려가서 그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가 버린 거죠.

    ◇ 정관용> 그 복도 쭉 서 있던 아이들 중에 절반가량은?

    ◆ 장동원> 네.

    ◇ 정관용> 그 아이들은 결국 못 나왔고.

    ◆ 장동원>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해경은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행동을 하는 해겅은 아무도 없었고요?

    ◆ 장동원> 네. 아이들 진술 속에는 없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러면 그렇게 힘들게 나오는 과정에서는 그냥 친구들끼리 서로 서로 이렇게 밀어주고 끌어주고 그랬답니까?

    ◆ 장동원> 네.

    ◇ 정관용> 그냥 자기들밖에 없었다.

    ◆ 장동원> 네. 먼저 올라간 애가 밑에 있는 애 잡아서 올리고, 또 밑에 있는 애가 목 있는 데까지 물이 찼을 것 아닙니까, 방에서. 그러면 그 밑에 있는 애가, 목까지 있는 애가 또 올라가는 애를 이렇게 또 받쳐줬대요. 올라간 애가 또 그 애를 잡아당겨서 올려 보내고.

    ◇ 정관용> 그런 식으로.

    ◆ 장동원> 네.

    ◇ 정관용> 정리해 보자면 물이 차기 전에는 충분히 다들 캐비넷 같은 걸 밟고 올라와서 복도로 나올 수가 있었다.

    ◆ 장동원> 네.

    ◇ 정관용> 그런데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 때문에 복도 밖으로 나가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다, 그렇죠?

    ◆ 장동원> 심지어 이렇게 움직이는 애가 정말 아이들이 순진하다는 게 지금 생각해 보면 자기도 그런대요. 아까 진술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움직이면 배가 기울어질 것 같다는 거예요.

    ◇ 정관용> 자기 하나 움직인 것 때문에.

    ◆ 장동원> 네.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만히 있으라고 그래서 그냥 있었대요. 그만큼 애들한테 긴박했던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다가 이제 막 물이 막 차오르기 시작하니까 뭐 있으라, 마라를 떠나서 어쨌든 몸이 막 물에 차니까 위로들 다들 올라왔는데. 일부만 올라오고 나머지는 또 파도가 쳐서 다 도로 들어가고, 이런 식이군요.

    ◆ 장동원>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승무원들이나 이런 사람들 엄벌에 처해달라고 했다는데 맞습니까?

    ◆ 장동원> 네. 검사가 그 ‘승무원들이나 선장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주변에서 엄벌을 처해달라고 하는데 학생은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라고 했을 때 아이들은 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얘기를 했고요. 한 학생은 ‘엄벌에 처하는 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친구들이 왜 죽었는지 이유를 꼭 좀 밝혀 달라’고 얘기했습니다.

    ◇ 정관용> 네. 재판과정에서 그 당시를 떠올리는 게 참 쉽지 않았을 텐데 혹시 재판 끝나고 아이들 상태 어떻습니까, 지금?

    ◆ 장동원> 애들이 재판정에서 운 학생도 있었지만 저희가 제일 우려스러운 것도 그런 거였거든요. 그나마 다시 정상적으로 아이들이 갈 수 없겠죠, 많은 기억 속에서.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 그런 얘기가 또 나오니까 아이들이 스스로 언론에도 나왔지만 생존 부모님들한테도 미안하고 ‘저희가 죄스러운 것 같다’ 이런 표현도 했고요.

    ◇ 정관용> 그 유가족 분들한테?

    ◆ 장동원> 네. 그리고 아이들도 어쨌든 또 자기네들끼리 또 돌아와서 학교로 돌아와서들 자기는 할 얘기는 다 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지금 학교생활에 어떻게 조금씩이라도 잘 적응하고 있습니까?

    ◆ 장동원> 지금 적응하려고 애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고요.

    ◇ 정관용> 가장 힘들어하는 대목이 어떤 거예요, 학생들이?

    ◆ 장동원> 제일 힘들어 하는 건 친구들의 죽음을 보고 나왔잖아요, 애들이.

    ◇ 정관용> 그렇죠.

    ◆ 장동원> 그게 제일 힘든 거죠. 지금 17살 나이에는. 저희도 보면 어른들은 다 알겠지만 친구, 우정 이런 거잖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그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뭘까요?

    ◆ 장동원> 아이들은 어쨌든 그냥 상식적인 게 아이들 대부분 얘기하는 게 ‘다 처벌받았으면 좋겠다. 죄지은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게 대다수고.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죽음 관련해서는 진실을 좀 밝혀 달라’ 이런 얘기들이 되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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