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자료사진)
코레일이 KTX의 요금할인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철도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할인요금 조정을 통한 철도운임 정상화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KTX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승객들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KTX 요금할인제 폐지코레일은 주중(월~목요일)에 KTX 요금을 7%, 새마을과 무궁화호는 4.5% 할인해 줬으나 이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또, KTX의 역(逆)방향 좌석과 출입구 좌석 이용자에게 5%를 깎아주던 할인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특히, 그동안 일반 법인과 계약을 통해 해당 임직원들에게 정상요금의 10%를 할인해 줬으나 이또한 폐지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주중 KTX 요금은 서울∼부산 구간의 경우 일반실 편도요금이 5만3,300원에서 5만7,300원으로 4,000원(7.5%) 인상된다.
대신 코레일은 1개월용 정기승차권을 구입하는 승객에 대해선 지금까지 정상운임의 50%를, 청소년은 40%를 할인했으나 앞으로 최대 7%까지 추가 할인하기로 했다.
◈ KTX 승객 92%, 요금인상 부담 코레일은 주중 요금에 적용된 할인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정기승차권에 대해선 할인율을 오히려 확대하겠다며, 눈속임 대책을 제시했다.
현재 열차 정기권 이용객은 하루 평균 5만5천여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15.9%에 불과하다. 특히 KTX의 경우는 7.6%로 정기권 이용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KTX 승객 가운데 92% 이상이 일반 탑승객들로, 코레일의 이번 주중요금 할인제 폐지 계획은 이득을 보는 승객보다 손해를 보는 승객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승차율이 떨어지는 구간과 열차는 할인율을 높여서 수요를 높이고, 대신 열차 이용 수요가 많은 곳은 할인율을 없애는 방식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철도요금 정책을 대중 공공성 보다는 돈이 되는 수익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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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요금 인상…대중열차 포기하고 귀족열차로 현행 KTX 요금 체계는 주말요금을 많이 올려놓은 상태에서, 주말요금 대비 주중요금을 할인해 주는 일종의 눈속임 정책을 펴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4년 KTX 개통이후 지난 2011년까지 모두 5차례 요금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KTX 요금은 서울~부산 구간이 지난 2004년 4만4,000원 선에서 2011년 이후에는 5만7,000원까지 무려 30%나 급등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이처럼 KTX 요금을 평균 2년에 한번씩 올리면서, 주말 기준요금을 올리는 대신 주중요금은 할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폭은 크지 않다고 국민들을 설득해 왔다.
하지만 코레일이 이번에 주중요금 할인제를 폐지하고, 주말 기준요금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정부와 코레일의 그동안 논리가 설득력을 잃게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가 철도요금 상한액을 정해주면, 할인율은 코레일이 알아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주중요금 할인제 폐지는 정부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발뺌했다.
이 관계자는 또 "KTX 주중요금 할인제 폐지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지만 시기와 방법, 할인율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