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에 동참한 가수 김장훈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틀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 씨는 "세월호 특별법은 유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나라를 위한 것"이라며 동참 이유를 밝혔다.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유족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오늘로 25일째다. 세월호 유가족 15명이 단식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고 김유민 군의 아버지 김영오 씨 혼자만 남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은 표류하고 있다. 청문회도 무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부터 가수 김장훈 씨가 단식농성에 동참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장훈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목숨 걸고 한 일은 없었는데 세월호 특별법은 목숨 걸고 관철시키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가수 김장훈, 왜 목숨 걸고 세월호 단식농성에 동참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가수 김장훈 씨가 목숨을 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는 얘기냐?= 그렇다. 김장훈 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목숨 걸고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김장훈 씨는 "이 일은 제가 목숨 걸고 할 것입니다. 제가 여지껏 목숨 걸고 한 일은 없습니다"라면서 "독도수호 또한 목숨을 걸고 할 일은 아니다.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서해안 기름 닦는 것, 아프리카 가서 고생하는 것, 중국에 가서 나무를 심는 이런 일들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정말 목숨 걸고 하겠습니다. 왜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는 겁니다. 이 정도 참사가 나고도 내 나라를 못 바꾼다면 (저도 중년인데)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주겠습니까? 그리고 너무 처절하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 게 불쌍해서 못살 겁니다. 아마"라고 덧붙였다.
김장훈 씨는 "(세월호 특별법) 이거는 어떤 경우가 오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오는 15일, 16일 교황이 온다고 여기를 철거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설마 그렇게 안 할 걸로 보지만, 정부가 그렇게 무리한 일 한다면 저는 유가족들 맨 앞에 서 있겠다. 제 머리가 깨지더라도 그건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김장훈 씨가 왜 목숨까지 걸겠다는 것이냐?= 김장훈 씨는 "아무것도 없다. 인간으로서 인간적인 도리를 하려는 것 뿐"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김장훈 씨는 "(단식농성장을)철거하러 오면 제일 앞에 서서 나를 밟고 가라고 하겠지만 사실 겁은 난다"면서 "그렇지만 겁나고 두렵다고 할 일을 안 하고 가면 그 뒤에 얼마나 자책을 하겠나? 이 세상 떠날 때 쪽팔리잖아요?"라고 말했다.
김장훈 씨는 "자라면서 어머니로부터 '사내새끼가 치사하게 굴지 말라'는 말을 수천 번 듣고 자랐다"면서 "치사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 단식농성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왜 목숨까지 걸겠다는 것이냐?라고 물으니 "어떤 상징적인 거죠… 정말 목숨 걸만한 상황이 올지 모르지만, 끝까지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 싸움이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는 않고 이것이 길어진다면 어떤 생리적으로 힘들겠지만 무슨 일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장훈 씨가 단식농성에 동참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김장훈 씨의 답변은 간단했다. "너무 억울하잖아요. 친구들의 죽음이, 모든 사람들의 죽음이 너무 억울해서"라는 것이다.
그래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켜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장훈 씨는 "미력하나마 이렇게 앉아 있으면 유민 아빠에게 힘이 되고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그리고 잊혀져 가는 관심, 소수지만 세월호에 대해 지긋지긋해하는 그분들에게 세월호 특별법의 당위성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장훈 씨는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SNS에서 보면 의사자 지정, 특례입학요구 이런 걸 요구한 것으로 떠돌고 있지만, 유가족들이 그런 걸 요구한 적 없다"면서 "국회의원들이 누가 자신들의 일신의 안녕 때문에 얘기하고 자기들이 논쟁한 걸 왜 유가족들에게 뒤집어 씌워서 국민과 유가족 간의 거리를 두게 만드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장훈 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김장훈 씨는 단식동참 때부터 단중일기(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단식을 하니까 난중일기에서 따온 것)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는데 <유가족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글에서 "유가족들은 ▲ 의사자지정 원한적없습니다. ▲ 대학특례입학 원한적없구요 ▲ 추모공원건립도… ▲ 평생생활보장 등 그 어떤 것도 원한 적 없습니다"라면서 이런 사안들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일신의 공명을 위하여 말 꺼내고 자기들끼리 논쟁한 것이 유가족의 요구인양 왜곡되었습니다"고 밝혔다.
김장훈 씨는 이어 "유가족들은 다만 ▲ 성역 없는 수사 ▲ 재발방지를 위한 최선의 대책 마련 ▲ 이를 통해 안전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원했습니다"라며 "그런데 아시다시피 '국조특위'가 '급조특위'로 전락하면서 파행으로 치닫자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어야 한다고 그때 역설했습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에 동참한 가수 김장훈 씨 (사진=권영철 기자)
▶ 일각에서는 김장훈 씨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데?= 김장훈 씨는 "어떤 의도도 없고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김장훈 씨는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어떤 정당을 또 어떤 정치인을 지지한 적도 없고 선호조차도 한 적이 없다"면서 "솔직히 관심도 없었고, 좌냐 우냐, 진보냐 보수냐 정파적인 그런 건 모른다"고 말했다.
김장훈 씨는 "이건(단식농성) 인간으로서 하는 겁니다. 제가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나중에 뭐 정치를 할 것도 아니고 뭐가 있겠습니까? 마음이 아프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도리를 할 뿐입니다. 별거 아닙니다. 단식이…"라고 말했다.
김장훈 씨는 그러면서 "자신을 소셜테이너라고 부르지만 내셔널테이너로 불러 달라"고 했다. 자신이 특정 정당을 비난하거나 지지하지 않고 국가와 민족, 박애적인 일에만 나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장훈 씨는 "세월호 특별법 요구는 정파적인 일 아니다. 그렇게 보는 사람은 극소수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서 "안전한 국가 만들자는데 거기에 정파가 어디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눈물 흘리면서 무한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대통령의 말과 유족들의 말이 다르지 않다"며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껴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훈 씨는 단식 중인 어제(6일) 인천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분향소를 다녀왔는데 가기 전이어서 이런 얘길 했다. "거긴 단원고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 아픔을 겪는 곳이다. 이 세상에 어느 죽음이 더 슬프고 덜 슬픈 게 있겠냐? 가족들에게…, 이 안에서 또 갈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힘들지만 인천 분향소 가야 한다. 오히려 힘들지만, 단식을 하고 힘든 중에 제가 가는데 그분들에게 더 와 닿고 힘이 될 것 같아서"라고.
김장훈 씨는 그동안 진도를 10번을 다녀왔다고 한다.
김장훈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거위의 꿈 듀엣 영상 (사진=김장훈 씨 페이스북 영상 화면 캡처)
김장훈 씨는 단식농성장을 찾는 방문객들과 사진도 찍고 언론 인터뷰를 소화하면서 단식을 이어갔는데 어제(6일) 오후 한 유치원생이 방문해서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를 잘 듣고 있다"고 하자 함께 '거위의 꿈'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이 동영상을 직접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김장훈 씨에게 나이가 들수록 사회참여나 봉사활동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물으니까 "나이가 들면서 직업철학이 생기는 것 같다. 노래는 기본이고 그 걸로는 모자란다. 감사함이 과분해서 돌려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인기가 떨어져야 하는데 여전히 사랑해주니 감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단식 중인 유가족 김영오 씨 (사진=권영철 기자)
▶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는 않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단식은 언론에서 정치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건 아니다.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유가족 중 단원고 고 김유민 군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오늘로 2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15명으로 시작된 유족들의 단식은 유민이 아빠 혼자 남았지만 외롭지는 않다.
매일 100명이 넘는 인파가 동조 단식을 벌이고 있고 전국에서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에는 매일 천주교는 교구별로 30여 명의 신부와 수녀들이 동조 단식에 동참하고 있고 기독교계는 기장은 노회별로 그리고 기독교 단체들이 20여 명이 단식을 벌이고 있고 시민사회단체가 동참하고 있으며 일반시민들도 하루 100여 명이 매일 동조 단식에 나서고 있다.
종교인 중에는 16일째 단식을 벌이는 사람도 있고 9일째 단식을 벌이는 사람도 있다. 휴가를 광화문광장에서 보내는 분들도 있고 자원봉사자도 늘어나고 있다.
유민이 아빠는 어떤 언론이 국민들에게 호소를 해달라고 했다면서 "내가 왜 호소를 해야 하나?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라면서 "호소해서 될 일 아니다. 스스로 깨어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하는 김영오 씨 (사진=노컷V 영상 화면 캡처)
▶ 세월호 유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뭐냐?= 한마디로 왜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지 그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유민이 아빠는 새누리당이 정부가 유족들과 1:1 협상을 한다고 하는데 "내가 아무리 손가락을 빨아도 수사권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돼서 진상규명이 되기 전에는 절대 협상 안 할 거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유민이 아빠는 "돈이나 바란다고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진상 규명되기 전에는 10원도 안 받을 것"이라면서 몸 망가지는 것 대수냐? 마음이 찢어지는 게 더 아프다"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배상이나 보상이 아니라 진상 규명"이라고 밝혔다. 가족대책위원회는 새누리당이 세월호피해자지원특위를 구성하기로 하자 "진상규명 방안을 내놓지 않을 거라면 배상과 보상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유가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