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습 다시 나와야 하는데...' 두산은 최근 선발 요원들이 빠지고 불펜이 난조를 보이는 등 마운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일정 상의 유리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KIA전 승리 뒤 선수단이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두산 베어스)
'곰 군단' 두산의 행보가 힘겹다. 4강 재도약을 위해 반등을 해야 할 시점에 번번이 주저앉고 있다.
두산은 7일 잠실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홈 경기에서 연장 12회 끝에 5-6 역전패를 안았다.
특히 눈앞에 둔 승리를 놓쳐 더욱 뼈아프다. 두산은 8회말까지 5-2로 앞서 넥센전 2연패를 끊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9회 유한준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고, 12회에는 김민성에게 결승 솔로포까지 내줬다.
불안한 두산의 마운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향후 치열한 4강 경쟁을 해야 할 두산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외야수 민병헌은 "4강을 위해 정말 간절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과연 두산의 희망과 불안 요소는 무엇일까.
▲구멍난 선발진에 불펜도 난조두산은 선발 마야가 5회 갑작스러운 왼 팔뚝 통증으로 강판했다. 이후 변진수가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 안정을 찾았고, 이후 이현승-윤명준-정재훈 등 필승조들이 투입돼 리드를 지켜냈다.
하지만 마무리 이용찬이 불을 질렀다. 선두 타자 이성열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한 이용찬은 1사 후 볼넷 뒤 유한준에게 동점 쓰리런포를 내줬다. 연장 11회 등판한 오현택은 12회 1사에서 김민성에게 결승포를 허용했다.
두산 마운드는 현재 정상이 아니다. 특히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에이스 니퍼트가 등 부상으로 지난 4일 1군에서 제외된 데다 노경은마저 부진으로 2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야마저 이상 징후를 보인 것이다. 강판 이후 통증은 사라졌다지만 언제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믿음을 줘야 할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당장 8일 넥센전이 문제다. 두산 선발은 김강률, 올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ERA)만 8.03이다. 상대 선발은 다승(15승), ERA(2.79) 1위 밴 헤켄이다. 올해 두산전 2승 무패 ERA 2.08이었다. 불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전날 역전패의 후유증을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3일 휴식-잔여 최다 경기, 살릴 수 있을까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정 상의 유리함이다. 두산은 8일 넥센전 이후 3일 동안 경기가 없다. 구멍난 선발진에 단비같은 휴식이다.
여기에 두산은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0경기가 남아 있다. 순위가 확정되는 후반기에 상대적으로 두산이 유리하다. 민병헌은 "만약 삼성이 1위를 확정한 뒤에는 아무래도 포스트시즌과 다음 시즌을 대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일수 감독도 "남은 일정으로 볼 때 두산이 유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타자들의 컨디션 조절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산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경기가 적었다. 우천 취소와 휴식일이 겹친 탓이다.
지난 16일 전반기가 끝난 이후 12일 동안 두산은 단 1경기만 치렀다. 후반기 첫 3연전이던 SK와 시리즈에서 22, 23일 연속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24일 SK에 0-7 영봉패한 두산은 이후 4일 휴식일을 보냈다. 8월에도 두산은 2, 4일 한화전, 6일 KIA전이 비로 취소됐다. 그리고 8일 경기 뒤 또 3일을 쉬는 것이다.
쉬는 것은 좋지만 들쭉날쭉한 일정에 타격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민병헌은 "매일 경기에 나가면 힘들긴 하지만 감은 유지가 되는데 너무 많이 쉬면 빠른 볼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반기 한때 3할1푼을 상회했던 두산 팀 타율은 현재 2할9푼6리다. 7월 타율은 2할9푼으로 힘이 많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징검다리 일정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전 확실한 4강 후보로 꼽혔던 두산. 과연 남은 일정의 희망과 불안 요소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