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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 주치의 "유족 단식, 말려야 맞지만…"

사회 일반

    유민아빠 주치의 "유족 단식, 말려야 맞지만…"

    - 단식하다 열네분이나 병원으로 실려가
    - 단식 29일 맞은 김영오씨, 체중 16% 감소
    - 단식하는 곳에 찾아와 시비 거는 사람들도 있어
    - 안홍준 의원 발언, 너무 어이 없었다
    - 약자들이 저항의 수단 없으니 단식 하는 것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8월 11일 (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보라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과장)

    29일째(8월 11일 현재)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

     

    ◇ 정관용> 현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이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족들의 단식이 이어지고 있죠.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 오늘로 단식 29일째입니다. 건강도 걱정이지만 제대로 단식했다면 실려 갔어야 한다, 이런 새누리당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보도되면서 마음의 고통도 참 크신 그런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 단식투쟁 중인 유족들의 건강상태는 매일매일 체크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 과장이세요. 이보라 선생님, 나와 계시죠?

    ◆ 이보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네. 어떻게 하다가 이분들 건강상태를 체크하게 되셨어요?

    ◆ 이보라> 제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라는 의사단체의 회원인데요. 사실은 하루 진료를 요청받아서 7월 19일 하루 진료를 봤는데, 한 번 가서 막상 이제 그분들을 만나고 보니까 그 다음날 이렇게 다다음날 안 갈 수가 없게 되어서 그래서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씩 이렇게 쭉 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7월 19일이면 뭐 거의 이제 한 달 전인데…

    ◆ 이보라> 네, 그때가 단식 6일차였을 때입니다.

    ◇ 정관용> 지금 현재 단식하고 계신 분이 모두 몇 분이십니까?

    ◆ 이보라> 지금 현재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29일째시고요. 그다음에 도철 스님이 27일째, 그리고 일반 시민 한 분이 18일째 하고 계시고. 1일 단식에서 3일 단식, 이렇게 하시는 또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 정관용> 세월호 유족들 가운데는 그러면 지금 유민이 아빠만 계신 건가요?

    ◆ 이보라> 네, 그렇습니다. 맨 처음 단식을 시작하실 때는 국회에서 10명, 그리고 광화문에 5명, 이렇게 시작을 하셨는데 그 15명 중에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만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단식을 하고 계십니다.

    ◇ 정관용> 그러면 나머지 열네 분은 어떻게 됐습니까?

    ◆ 이보라> 나머지 열네 분은 중간중간 이제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아지셔서요. 그래서 이제 의료진에 권고를 받고 병원으로 가셨고. 그리고 유경근 대변인의 국회에서 그 안홍준 의원의 발언 이후에 물과 소금까지 다 끊는 단식을 이틀 정도하시다가, 지금 어제 또 병원에 실려 가시면서 지금은 중단한 걸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제대로 단식했으면 실려 갔어야 한다, 이게 아니라 정말 다들 실려 가셨군요, 그러니까.

    ◆ 이보라> 네, 맞습니다. 안홍준 의원님의 말씀대로 제대로 단식을 하고 있어서 그동안 열네 분이 줄줄이 계속 실려 가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 병원에 가신 분들의 건강상태는 그래도 좀 잘 관리가 됩니까, 어때요?

    ◆ 이보라> 제가 알기로는 이제 응급처치만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받고 다 안산으로 이렇게 내려가신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안산에서 치료를 받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29일째 이어가고 계신 김영오 씨, 오늘도 가서 한번 확인하셨어요?

    ◆ 이보라> 네, 오늘도 아까 11시경에 가서 한번 확인하고 왔습니다.

    ◇ 정관용> 어떻습니까, 건강상태가? 참 여쭤보기도 뭐하네요.

    ◆ 이보라> 네. 뭐 잇몸, 아침에 이제 양치할 때 잇몸에 출혈이 있다고 하셔서 제가…그리고 또 그동안 이제 쭉 그냥 혈압, 혈당 이런 정도로만 체크를 했고 좀 정밀한 검사를 하지 못해서 오늘 이제 저희가 혈액 검사를 했는데요.

    ◇ 정관용> 네.

    ◆ 이보라> 그런데 다행히 이렇게 혈액 검사에서 문제가 아주 막 심각한,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없는데 잇몸 출혈이 있다고 하신 데, 그 혈액 응고 수치도 약간 연장된…약간 수치가 올라간 그런 게 하나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또 그밖에는?

    ◆ 이보라> 혈압, 혈당 이런 것은…아, 혈압, 맥박 이런 것은 괜찮으셨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잇몸 출혈, 이것 외에 또 어떤 크게 걱정할 상황들은 아직은 발생하지 않았나요?

    ◆ 이보라> 다른 증상들이 일어설 때 어지럽고 그다음에 이제 몸에 근력이 약화돼서 걷는 것도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될 정도고. 그리고 집중력 이런 게 좀 떨어지게 되고 그런 증상들이랑 그다음에 체중이 원래 57kg이었던 분이 48kg, 이렇게 16% 정도 감소하셨고. 심각한 체중 감소, 그런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떨 때 제일 힘들어하십니까, 우리 김영오 씨는?

    ◆ 이보라> 그 안홍준 의원의 발언이나 아니면 이제 그 광화문 단식하는 곳에 와서 이렇게 좀 뭐라 그럴까, 시비를 건다고 할까. 그런 분들이 간혹 오시고 와서 그런, 그런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럴 때 매우 힘들어하시죠.

    ◇ 정관용> 그 시비를 거는 분들은 일부러 찾아와서 그러는 거예요?

    ◆ 이보라> 잘 모르겠습니다. 그거는…지나가시다가 보고. 뭔가 이렇게…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제가 직접 보지는 못해서요. 오늘 낮에 무슨 큰일이, 오늘도 난리가 나서 너무 신경 쓰고 힘들었다. 너무 시끄러웠다. 이렇게 정도 말씀하셔서요.

    ◇ 정관용> 그 단식하고 계신 현장의 그분들을 지원하거나 보호하거나 도와주실 분들이 많이 안 계십니까?

    ◆ 이보라> 옆에 여러 시민단체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정관용> 네.

    ◆ 이보라> 많이 계시고 같이 하고 계신 분들은,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같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1일씩, 3일씩 이렇게 동조단식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 이보라> 네, 동조단식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 앞에서 서명 받고 피켓 들고 계신 그런 분들도 많이 있고.

    ◇ 정관용> 네.

    ◆ 이보라> 그리고 음악회 그리고 집회 이런 것도 계속 열리는 것 같고.

    ◇ 정관용> 힘을 주시는 분이 계속 이어지고 있군요.

    ◆ 이보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보라 과장께서 안홍준 의원 발언 보도된 걸 본 다음에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리셨죠?

    ◆ 이보라> 네.

    ◇ 정관용> 그 글을 올리시게 된 이유는요?

    ◆ 이보라> 사실 그러니까 먼저 진료, 오전에 진료하셨던 선생님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지금 유민이 아버지가 이 기사를 보고 너무 마음, 너무 힘들어하시고 너무 화를 내시면서 앞으로 의료진의 진료를 받지 않겠다라고 그렇게 카톡이 와서 그래서 찾아보니까 안홍준 의원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옆자리 의원이랑 사적으로 나눈 이야기인데 어쨌든 그게 기사화돼서 보도가 되어서 제가 그걸 보니까 저도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마치 유민이 아버지가 단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거짓으로 하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될 수밖에 없는 그런 말이 보도가 되어서 너무 화가 나고.

    그리고 또 그동안 많은 분들이 실려 가고 병원에 입원하고 그러고 계셨는데, 그런 사실을 국회의원이 전혀 모르는구나. 그것도 너무 어이가 없고. 그래서 이제 반박하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사실 세월호 이후에 이분들께서는 일단 단식에 돌입하기 전부터도 몸 상태가 사실 말이 아닌 상태였을 것 아니겠습니까?

    ◆ 이보라> 네, 맞습니다. 4월 16일 이후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보라> 심신이 많이 힘든 상태에서. 또 게다가 단식까지 시작하게 될 때 저희 의료진이 매우 말렸었는데도 그 의지를,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서 시작했는데 29일까지 오게 되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 벌써 열네 분은 다 병원에 실려 가신 건데.

    ◆ 이보라> 네.

    ◇ 정관용> 29일째. 참, 저희 걱정이 너무 크거든요.

    ◆ 이보라> 네. 사실 저도 매일 갈 때마다 혹시 하루 이틀 내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계속 그런 염려는 하고 있는데. 그리고 사실 저는 이 김영오 님이 입원하시게 되면 하루하루 어떻게 다시 복식을 시작할지, 사실 그런 치료 스케줄도 지금 계획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분의 의지를 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상황이면 계속 24시간 옆에 그래도 의료진이 있어야 되는 상황 아닙니까?

    ◆ 이보라> 저희 의료진은 그렇게 24시간 있지는 못하고요. 그런데 현장에 지금 서울시에서 파견한 119랑 그다음에 서울시립병원들에서 돌아가면서 의료진이 옆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이보라> 네.

    ◇ 정관용> 그럼 참 극단적인 상황, 이런 거는 그래도 막을 수는 있겠죠? 그렇죠?

    ◆ 이보라>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저희가 계속 저희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런 어찌 보면 참 목숨을 건 정치적인 의미의 단식 아니겠습니까? 의사로서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이보라> 사실 의사는 이런 상황에서 참 고민이 많이 되는데요.

    ◇ 정관용> 말려야 하는데 또 말릴 수도 없고.

    ◆ 이보라> 네. 맞습니다. 말려야 되는데 또 그분의 어떤 정치적인 의사표현. 그리고 사실 단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보통은 약자, 별로 다른 저항의 수단이 없기 때문에 단식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 유일한 단식의 수단, 유일한 저항의 방법을 중단하도록 종용하는 것이 그것도 좀 옳지 않은 것 같고, 그런 고민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좀 계속 옆에서 좀 돌봐주시고 또 병원에 가시게 되면 건강회복하시는 과정까지도 좀 꼭 챙겨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이보라> 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이보라>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과장 이보라 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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