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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호르무즈 파병 요청…건강한 동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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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호르무즈 파병 요청…건강한 동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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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함 파견은 사실상 파병 요구
    일방통행식 동맹, 국민 안전에 위협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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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 나라를 콕 집어 이란이 봉쇄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란과의 전쟁에 뛰어들라며 사실상 파병을 요구한 것이다.
     
    이번 전쟁은 이란과의 핵협상 와중에 이란의 공격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 미국·이스라엘의 선제 기습공격으로 시작됐다.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 전쟁의 명분이나 전쟁 지지율이 취약한 상태에서 치러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장기화 조짐으로 국제유가도 치솟고 있다. 미국의 군함 파견 요구는 전면전으로 치달을지 모를 전쟁에 가세하라는 것이어서 극도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실제로 미국은 여러 척의 강습상륙함과 5천명의 해병대로 구성된 해병원정부대를 중동지역에 추가로 파견했다. 이란은 15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명의로 "분쟁을 고조시키고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며 각국을 향해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함파견 요청에 응하지 말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물론 트럼프의 요구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에 공동으로 맞서자는 것이고 한미동맹의 필요성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 어떤 사정도 국민 안전과 국익을 앞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명분도 취약하고 미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우방국에 사전 양해도 구하지도 않은채 전쟁을 벌이더니 이란이 예상외로 강경하게 저항하자 동맹국들에게 위험의 외주화를 시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군함 파견은 자칫 이란에 적대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은 적국에 속한 유조선에 대해서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금지를 시행중인데, 군함을 파견할 경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기뢰를 활용해 공격할 경우 우리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도 크게 위협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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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고 있으며,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하여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한미동맹을 염두에 둔 고뇌가 엿보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유난히 동맹정신이 훼손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동맹(同盟)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동일하게 행동하기로 맹세하여 맺는 약속'인데, 관세협상과 사드 반출, 군함 파견 요구 등에서 보인 미국의 일방통행식 행태는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미국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과는 무관한 이번 전쟁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고려대상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아덴만에서 활동중인 청해부대의 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0년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한 전례는 있지만 전면전 양상인 지금은 당시의 상황과 전혀 다르다. 특히 청해부대의 이동은 국회가 동의한 청해부대 임무 범위를 벗어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맞잡지 못하고 끌려다닐 때 동맹은 변질되고 있다는 점을 되새기고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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