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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잇따른 지하 안전 문제, 인재로 다뤄야

    • 2014-08-19 16:52

    [노컷사설]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현장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주 서울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아래 땅 속에서 길이 80m, 20층 건물 크기의 빈 공간인 대형 동공이 발견된 데 이어 또다시 5개의 동공이 추가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지하차도 25개의 기둥에서는 균열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하차도 밑에 거대한 빈 공간이 뚫려있고 기둥도 부실한 상황에서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왔다는 것인데, 자칫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송파구 일대는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지반이 내려앉는 싱크홀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제2롯데월드 공사를 둘러싼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 조사 결과 문제의 동공은 지하철 9호선 터널공사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하철 터널공사는 원통형 굴착기를 회전시켜 굴을 파 들어가는 공법을 사용했는데, 이 지역은 원래 땅이 무른 곳이어서 철저한 보강공사가 뒤따라야 했지만 이를 외면한 채 서둘러 공사를 진행하면서 흙이 무너져 내렸고 지하철 터널 위쪽, 지하차도 아래쪽으로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공사를 맡은 곳은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인 삼성물산인데, 삼성이 맡은 800m 공사구간이 다 이런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싱크홀이나 땅속 빈 공간인 동공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언제 어떻게 무너져 내릴지 알 수 없어 대형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싱크홀은 최근 2년 새 전국에서 53곳에서 발생했고, 주로 하수 누수나 하수관로가 꺼지면서 나타났다. 도심의 지하는 현재 지하철과 상하수도관, 도시가스관, 각종 전선 케이블, 고층 건물 지하층으로 복잡하게 난개발이 이뤄졌다.

    그런데도 이를 제대로 통제하는 조직도, 관리하는 부서도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석촌 지하차도 대형 동공에서 확인됐듯 연약지반에서 무리한 공사가 이뤄졌지만 이를 사전에 걸러내는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국토부가 뒤늦게 지하철 9호선 6개 공구를 포함한 대형 굴착공사 현장 19곳에 대한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민관 전문가들이 활동에 들어갔고, 싱크홀의 징후와 행동 요령을 담은 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오는 11월에는 싱크홀 전반의 예방 대책과 개선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최근의 땅 꺼짐이나 땅속에 대형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성격이 아니라 안전 부주의와 부실공사로 인한 인재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하철 공사 현장의 문제점을 철저히 가려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잠실 일대의 싱크홀과 석촌호수 수위 변동과 관련해 끊임없이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 문제도 정확한 진단을 통해 더 이상 주민의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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