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한 미혼모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안에서 5살배기 딸아이를 방치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부산 사상경찰서 사진제공)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한 20대 미혼모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안에서 5살배기 딸아이를 방치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관할 구청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아이와 엄마를 격리 조치했다.
지난달 28일 부산 사상구 삼락동의 한 주택. 집주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경찰이 강제로 출입문을 뜯고 들어갔다.
어렵사리 들어선 집 안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큰 방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장난감, 아직 뜯지도 않은 인스턴트 식품이 방안 가득 엉켜 있었다.
작은 방에는 언제 빤지 알 수 없는 더러운 옷가지와 음식물 찌꺼기가 덕지덕지 묻은 그릇들로 쌓여있었다.
구토가 유발될 정도로 심한 악취가 풍기는 집안에서 미혼모 A(25) 씨는 5살배기 딸을 방치해왔다.
기초생활수급자인 A 씨는 수년 동안 집안에 쓰레기를 버려둬 오다, 지난해 11월 구청의 도움으로 청소를 받기도 했지만 1년도 안 돼 원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언제 빤지 알 수 없는 더러운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는 미혼모 A 씨의 작은방
사상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청소 당시도 청소차가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할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왔다"며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구청은 더는 불결한 곳에서 아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 했고,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에게서 폭행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발육 상태는 또래보다 좋지 않았고, 언어구사력은 3살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미혼모 A 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오랜 기간 우을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려 왔다"며 "어린시절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사회에 대한 불신이 높고, 조사 내내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더 이상 두 모녀를 함께 둘 수 없어 격리 조치하기로 하고, 아이를 아동보호기관에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