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동해병기 지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WP는 20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북부 버지니아주 하원 출마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인 공동체에 잘 보이려는 것은 좋지만 역사가들이 판단할 문제까지 끼어드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버지니아 제 11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수잰 숄티 공화당 후보와 10선거구의 바바라 컴스탁 공화당 후보, 같은 지역구의 존 파우스트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되면 연방 하원에서 동해병기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월 버지니아 주 의회의 동해병기 법안 추진에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던 WP는 이번에도 국제 관계에 식견이 없는 양당 후보들이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첨예한 논쟁에 끼어드는 게 온당하냐고 되물었다.
신문은 북부 버지니아에 사는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4배가 많지만 일본도 버지니아의 최대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동해병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던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 역시 취임 후 일본의 반대라는 현실에 직면했고 마지못해 동해병기 법안에 조용히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안에 들어선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들이 당한 고통과 학대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다른 민족이나 역사적 어려움까지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가 기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때로는 절제가 더 현명한 길"이라며 "정치인들이 동해 병기 같은 지도 표기 문제에 참견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