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키스탄 야권 시위대가 20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정부 측과 첫 협상을 시작했다.
그동안 샤리프 총리가 퇴진한 뒤에야 협상하겠다던 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대표 임란 칸은 태도를 바꿔 협상 대표 5명을 선발했다.
이들 시위대 대표는 이날 자정께 이슬라마바드 시내 한 호텔에서 아흐산 이크발 장관 등 정부 대표단과 비공개회의를 가졌다고 현지 일간 '돈' 등은 전했다.
PTI 측 협상 대표 가운데 한 명인 샤흐 메흐무드 쿠레시는 회의를 마친 후 정부 측에 6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며 21일 오후 다시 만날 때 정부가 답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구체적 요구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샤리프 총리 퇴진 요구를 철회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위의 다른 한 축인 파키스탄인민운동(PAT)의 지도자 타히룰 카드리 측과도 협상을 시작했다.
의회 앞까지 점거하며 1주일째 강경한 태도를 보인 시위대가 정부와 협상을 시작한 데에는 군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군은 대변인 트위터를 통해 "국가와 공익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로 현재의 교착상태를 풀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라힐 샤리프 육군 총장이 샤리프 총리의 동생이자 펀자브 주 총리인 샤흐바즈 샤리프를 만나 정부가 시위대와 대화에 '진정성'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샤리프 총장은 PTI와 PAT에도 '의미있는 대화'를 강조했다.{RELNEWS:right}
하지만, 군은 "대화는 정치권의 몫"이라며 이번 사태를 직접 중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대화 개시 소식에 주가가 반등하는 등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경제 중심지 카라치의 엘릭시르 증권 직원 파이살 빌와니는 "앞으로 협상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지만, 진전이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며 "시위대 내부에도 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