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22일 새누리당 조현룡·박상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윤강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혐의가 중대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조 의원과 김 의원의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 의원은 궤도부설업체 삼표이앤씨로부터 1억6천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김 의원은 입법 청탁과 함께 서울종합예술학교 측으로부터 5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상은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인천지방법원 안동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이 되고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역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입법로비 혐의로 김재윤 의원과 같이 영장이 청구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신학용 의원의 영장은 기각했다.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여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각결정의 이유였다.
신학용 의원에게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입법활동의 대가로 출판기념회를 통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지목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철피아 수사' 탄력, '입법로비 수사' 급제동조현룡 의원에 대한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후곤 부장검사)의 '철피아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검찰은 이날 저녁 철도부품 납품업체인 AVT로부터 청탁과 함께 5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2일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돼 국회의 체포동의안이 필요하지만 개의치 않고 정공법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의 '입법로비' 수사는 급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법원은 김재윤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계륜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가 교명을 바꾸기 쉽도록 하는 문제의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당사자다.
비록 본안소송은 아니지만 법원이 '입법로비'의 실재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법원이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사유를 밝힘에 따라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 진술 신빙성도 흔들리게 됐다.
◈ 檢 '야당에 대한 무리한 기획수사' 비판 재점화'입법로비' 피의자들 중 2명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수사착수 초기부터 제기됐던 검찰의 '무리한 기획수사' 비판이 다시 힘을 얻게됐다.
검찰이 7·30 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다음주 월요일, 야당 의원 3명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때부터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철피아 비리에 연루된 조현룡 의원과 자택에서 출처모를 뭉칫돈이 발견된 박상은 의원 등 여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렸다는 주장이다.
1백억원 안팎의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 학교 이사장의 진술에만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법원은 신계륜·신학용 의원의 영장을 기각하면서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학용 의원에게 유치원총연합회측으로부터 출판기념회를 통해 금품을 수수했다며 실정법상 처벌하기 힘든 '출판기념회'까지 문제삼자 '무리한 기소'라는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RELNEWS:right}
이런 우려에도 검찰은 '현직 국회의원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까지 불사하며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했지만 두 명이나 영장이 기각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야당 의원들에 대한 영장청구와 달리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임시국회 회기로 넘어가 체포동의안이 필요하게 되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질 전망이다.
검찰은 구속이 힘들다면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라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정에서 혐의입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