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에게 공연음란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가운데 김 전 지검장에 대한 향후 사법처리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한 제주지방경찰청은 관할 검찰청인 제주지검에 사건을 송치하게 된다. 작년 12월부터 김 전 지검장과 함께 근무한 후배 검사들이 사건을 넘겨받는 것이다.
당사자나 변호인이 요청할 경우 제주지검은 사건을 김 전 지검장의 주거지 관할 검찰청 등으로 이송할지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재산 범죄가 아니라 현장 범죄인 만큼 이송 결정은 불투명하다.
검찰은 김 전 지검장을 기소유예하거나 무혐의 처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무부가 신속한 사표 수리로 비판을 받는 와중에 형사처벌까지 면하게 해주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사안의 중대성이나 비난 가능성을 떠나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사건이라 '제 식구 챙기기'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후 검찰이 김 전 지검장을 기소할 때는 약식기소할지, 정식 재판에 넘길지가 문제가 된다. 정식 재판이 열리면 피고인 본인이 적어도 한 차례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공연음란 사건은 기소유예나 구약식이 일반적"이라면서도 "이 사건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연음란에 대한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전과가 없고 이미 검사장 지위까지 잃은 김 전 지검장에게 법원이 벌금형 대신 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찰 조사에서 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신분을 속인 것과 관련해 공연음란 외에 추가 혐의가 적용될 경우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
김 전 지검장에 대한 내부 시각은 '침통'보다 '창피'에 가깝다. 남사스럽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김 전 지검장을 잘 아는 한 검사는 "경찰 발표 때까지 설마 그럴 리 없다면서 언론 보도를 믿지 않았다"며 "왜 그랬을까 정말 궁금한데, 창피해서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임은정 창원지검 검사가 지난 20일 게시판에 법무부의 사표 수리를 비판하는 글을 썼으나 검찰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확대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