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부패 법원이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자산 4천200만 달러(약 426억원)에 대한 국고 환수를 지시했다고 필리핀 정부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재산 환수를 맡은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PCGG)의 안드레스 바우티스타 위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지난 23년간의 법적 분쟁을 종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르코스 측은 애초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환수 대상 자산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72년 재산 은닉을 위해 자체 설립한 파나마 재정회사인 아렐마사 명의의 계좌로 미국 뉴욕의 메릴린치 은행에 예치했던 자산이다. 당초 예치 금액은 200만 달러였으나 이후 4천200만 달러로 불어나 현재는 필리핀 국립은행 계좌에 예치돼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20년간 필리핀을 철권 통치하다가 1986년 민중 봉기로 축출됐다. 마르코스와 측근들이 재임 기간 부정축재한 자산은 모두 50억~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PCGG는 마르코스와 측근들의 은닉 자산을 추적·환수하기 위해 1986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40억 달러 이상을 환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