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커쇼' 28일(한국 시각) 애리조나 원정에서 8이닝 무실점 쾌투로 16승째를 따낸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자료사진=다저스 트위터)
현존 '지구 최강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 LA 다저스)가 마침내 메이저리그(MLB)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커쇼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원정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비자책 1실점 쾌투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는 이날 콜로라도를 4-2로 누른 샌프란시스코에 5경기 차 넉넉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이날 커쇼는 삼진을 10개나 솎아냈고,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내줬다. MLB에서 가장 먼저 16승째(2패)를 거뒀다.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15승8패)와 애덤 웨인라이트(15승9패) 등 NL 사이영상 경쟁자들에 1승 앞섰다.
평균자책점(ERA)도 1.82에서 1.73으로 떨궜다. 커쇼는 MLB 전체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한 1점대 ERA다. 2년 연속이자 세 번째 사이영상 가능성을 높였다.
▲올해 22G 만에 첫 만루…4회 실점도 비자책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만루를 허용한 게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는 점이다. 상황이 만루를 빗나갔던 공교로움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위기에 몰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날 커쇼는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에서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맞았다. 이어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몰렸다. 올해 22경기, 155⅔이닝 만에 베이스가 꽉 차는 경험을 했다. 후속 3, 4번 타자가 기다리고 있어 위기일 수 있었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커쇼는 후속 아론 힐을 시속 151km 초구에 2루수 뜬공, 마크 트럼보를 150km 4구째에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공 5개 모두 직구로 꽂은 상남자 정면 승부로 만루 위기를 넘겼다.
오히려 4회 실점했다. 커쇼는 선두 타자 알프레도 마르테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조던 파체코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실점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수비 실책이 따랐다. 좌익수 스캇 반 슬라이크가 슬라이딩 캐치하던 중견수 야시엘 푸이그를 맞고 굴절된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발이 접질리면서 송구가 벗어난 것. 그 사이 마르테가 홈을 밟았다. 커쇼는 이후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솎아내 자책점을 0으로 만들었다.
▲"놀랍지 않냐고? 커쇼면 놀랄 것도 없다"
경쟁자들과 비교해보면 커쇼의 대단함이 더 부각된다. 웨인라이트는 올해 만루에서 4이닝을 던졌다. 만루에서 최소 12명 이상 타자들을 상대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2피안타 1볼넷 10실점(9자책)으로 만루 시 ERA는 20.25가 된다.
쿠에토 역시 만루에서 3이닝을 소화했는데 4피안타 1볼넷 12실점(9자책)으로 ERA 27.00을 찍었다. 커쇼는 ⅔이닝 무실점이다. 그만큼 위기 자체를 만들지 않았고, 몰렸어도 잘 넘겼다는 뜻이다. 참고로 류현진도 2이닝 3피안타 8실점으로 ERA가 36.00이었다.
경기 후 팀 동료 스캇 반 슬라이크는 커쇼가 이날 처음으로 시즌 첫 만루를 내줬다는 데 대해 "아주 놀라운 기록"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라면 썩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놀라운 사실이지만 커쇼와 관련해서는 이제 더 놀랄 것도 없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사실 커쇼도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경기 후 커쇼는 취재진에게 그저 "연속 기록이 깨지고 말았다"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16승을 거둔 데 대해서도 커쇼는 "승리는 팀이 거둔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