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반군 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다.
미군의 공습과 이를 등에 업은 이라크 정부군·쿠르드군의 반격으로 이라크 북서부에서 빠르게 득세하던 IS 기세는 일단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IS가 민간인 틈으로 숨어들고 있는데다 시리아 등지의 핵심 세력이 건재해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IS를 뿌리 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분석했다.
미국은 IS가 이라크 최대 규모 모술댐을 장악하고 기독교도와 야지디족 등 소수종파 주민들을 위협하며 급속도로 세력을 확대하자 지난달 8일 아르빌 인근의 IS 세력을 전격 공습했다.
이로써 2011년 미군의 이라크 철수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 사태에 개입한 미국은 이후 120차례의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의 개입은 이라크 내에서는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라크군과 쿠르드군은 미군의 공습 지원이 시작된 지 10일여만에 모술댐 탈환을 선언했다.
미군은 또한 야지디족 수만명이 고립됐던 신자르산과 시아파 투르크멘계 주민 1만5천명이 두달째 포위된 아메를리 일대에서도 공습과 구호물자 투하 등을 진행, 이라크 정부군이 IS의 포위망을 뚫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미군 공습의 효과가 떨어져 간다는 지적도 같이 나오고 있다.
IS가 군용 차량 등 공습의 표적이 될만한 장비를 버리는 등 현지 주민과 구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모술 주민은 IS가 더는 존재를 과시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눈에 띄기 쉬운 픽업트럭이나 기관총 사용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르드군 관계자들도 진군하면서 발견되는 IS 조직원들의 시신이 생각보다 적었다면서 미군 공습이 이뤄진 지역에 IS 세력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내 무장세력을 연구하는 하심 알하시미는 "지금까지 미군의 공습은 IS를 쿠르드족 지역 밖으로 밀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큰 승리나 전과를 올렸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내의 IS 세력을 어떻게 할지도 골칫거리다. IS 지휘부는 시리아 북동부 락까 등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지 상황을 잘 알고 정부군과도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이라크와 달리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진행중인 시리아에서 미국이 군사작전을 진행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상당하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 문제를 담당했던 더글러스 올리번트는 "지금까지 공습은 IS의 진군을 막는 데에 집중했고 적어도 이라크 내에서는 성공적이었다"며 "하지만 시리아에 있는 IS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내에서도 미국인과 쿠르드족 참수 등으로 IS의 보복과 저항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들을 근절하려면 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군군사대학(NWC)에서 중동학을 가르치는 하야트 알비 교수는 미국 정부가 IS를 억제하고 멈추는 데에 만족할지 아니면 완전히 없애버릴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IS를 말살하려면 (미국은) 훨씬 더 많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군 장교 출신의 이라크 안보 전문가인 알리 알하이다리도 "더 많은 지역을 탈환하려면 공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들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