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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완화, '버블세븐' 특혜 논란…주거 양극화 우려

경제정책

    재건축 규제완화, '버블세븐' 특혜 논란…주거 양극화 우려

    아파트 전경. (자료사진)

     

    정부가 아파트 재건축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강남과 목동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 다시 한 번 재건축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특정지역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시장의 투기와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특히 서울시의 주거정책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갈등의 소지가 남아있다.



    ◈ 재건축 규제완화…아파트 재건축 10년 빨라진다

    정부가 1일 발표한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과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재정비 규제 완화' 부분이다. 재건축 가능 시한을 10년 앞당기겠다는 내용이다.

    현행 ‘도시와 주거환경 정비법’은 주택 재건축 시한을 20년 이상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자치단체는 재건축 가능 시한을 40년으로 정했다. 91년에 지어진 서울지역 아파트는 2031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재건축 가능 시한을 30년으로 아예 못을 박겠다는 것이다. 조례 보다 상위법인 시행령을 통해 밀어붙이겠다는 복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정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국회 승인이 필요없다"며 "조만간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강남과 목동 등 버블세븐 지역 특혜 논란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치로 지난 87년부터 91년 사이에 준공된 전국 아파트 108만 가구, 서울지역 24만8천 가구의 재건축 시기가 앞당겨져, 오는 2021년 이전에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 3구와 목동, 일산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재건축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에 3만7천 가구, 양천구 목동 1만8천 가구, 나머지 4만여 가구 등 버블세븐 지역에서만 10만여 가구의 재건축 물량이 6년 안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 버블세븐 지역은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큰데다, 투자 여력도 충분해 실제 재건축 가능지역으로 꼽힌다.

    권리금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이른바 '재건축 딱지'가 다시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번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이 버블세븐 지역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3구는 굉장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정부가 이같은 효과를 노리고 강남 3구에 대한 재건축을 유도할 경우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주거 양극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정부 vs 박원순 시장…주거정책 갈등 소지

    정부가 재건축 가능시한을 30년으로 사실상 확정했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박시장은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 과열과 이에 따른 주민 갈등과 집값 폭등 등을 이유로 재건축 시한을 40년으로 늘렸다.

    당연히 정부 정책과 상충되는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박 시장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에 반발할 경우 정치적 충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200만호 주택' 재건축 시기 도래…주택시장 붕괴 우려

    노태우 정권이 지난 88년부터 추진했던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이 이번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오는 2021년부터 재건축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7년 뒤에 연간 수십만 가구가 재건축 시장에 나올 경우 국가 주택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NEWS:right}

    현 정부가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이 부메랑이 돼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민간물량을 확대공급하기 위해 재건축, 재개발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집값을 올리기 위해 공공택지개발은 오히려 포기하고 있다"며 "과거의 주거안정화 대책과는 완전히 다른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은 당연히 떨어지는게 수급의 원리"라며 "정부의 이번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장기적으로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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