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어머니 배명희 씨가 북한이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아닌 다른 인사의 방북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 전했다.
배 씨는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에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누구를 보내든 지금은 무슨 일을 해야 할 시간"이라며 북한과 석방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아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아들이) 특별대사가 와야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야 자기가 나올 수 있다는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배 씨는 북한이 특정 인물의 방북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들이) 그건 모른다고 했어요. 자기도 물어봤는데 거기까지는 모른대요"라고 말했다.
배 씨는 '북한이 로버트 킹 특사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은 분명한가'라는 질문에는 "예,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북한이 킹 특사의 방북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 문제를 그가 담당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2월 킹 특사의 방북을 초청 사흘 만에 전격 철회했고 작년 8월에도 미국이 한미군사훈련에 B-52 폭격기를 투입하는 데 항의하며 킹 특사의 초청을 철회했다.
배명희 씨는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를 한 아들의 모습에 대해선 "전보다 몸무게가 많이 줄고 얼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어두워진 것 같다"고 걱정했다.
CNN은 전날 평양에서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과 인터뷰를 내보냈고 배 씨는 가족들에게 "계속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풀려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