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계속되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겔레테이 장관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거듭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러시아의 용병 집단을 확실히 격퇴하고 유격대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을 궤멸시키자 크렘린이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으로 정규군 병력을 대규모로 진입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땅으로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대전이 닥쳐왔다"며 "이런 전쟁에선 희생자가 수백, 수천 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즉각 반박 논평을 내고 "겔레테이 장관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유혈 내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욕심을 (조국을 위한 대전인 양) 모독적으로 위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를 접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을 공개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자신과의 통화 도중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문맥을 벗어나 매우 다른 뜻으로 전해졌다"고 해명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 여부 논란과 관련, 러시아군이 징집병들에게 우크라이나 파병을 위한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모스크바 남쪽 툴라 지역 병사들의 어머니회가 폭로했다.
어머니회는 현지 방송 '도즈디'에 툴라 지역 한 부대에서 병사들로부터 동의서 서명을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서명한 8명 이외의 다른 병사들에겐 강제로 서명케 하거나 부대 지휘관들이 대신 서명했다고 말했다.
어머니회는 동의서에 서명한 병사들이 곧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역으로 파견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에 주둔하는 징집병 약 200명도 우크라이나 파병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당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대통령 산하 시민사회발전인권위원회 위원 2명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군인 100여명이 전사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