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인도에 지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이날 인터넷에 공개한 55분짜리 동영상에서 "인도 반도에 알카에다 지부를 세운다"며 "인도 전역에서 이슬람 지배를 확대하고 지하드(이슬람 성전) 깃발을 올릴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어 "(인도 지부 신설은) 미얀마, 방글라데시와 인도 아삼·구자라트·아메다바드·카슈미르주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했다.
알카에다가 인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현지 언론은 인도 보안 당국이 동영상이 공개된 뒤 몇몇 주(州)에 경계경보를 내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알카에다의 이런 움직임이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를 장악하고 공격적으로 추종자를 모으는 '이슬람국가'(IS)를 의식한 대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이 창설한 테러 단체로, 정치·종교 권력을 모두 가진 칼리프(이슬람 최고 통치자)가 지배하는 단일 칼리프 국가 수립을 목표로 9·11테러 등 각종 공격을 자행해왔다.
그러나 2011년 빈 라덴이 미군에 사살당하고 나서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에 분파가 생겼다.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에 뿌리를 두고 있던 IS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과의 갈등 끝에 올해 초 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이후 최근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삼는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포하는 등 조직이 구심점을 잃고 경쟁 단체가 득세하면서 세력이 약화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인 알자와히리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 은신하면서 알카에다를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의 안보 분석가인 피터 버건은 최근의 알카에다 동영상을 보면 IS가 낮시간에 밝은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과는 달리 차이점이 두드러진다며 "IS의 영상은 편집이 세련되고 역동적이지만 알자와히리의 영상은 지루하다"고 말했다.
인도는 힌두교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의 약 13%가 이슬람교도로 알려져 있으며 종교 간 긴장이 끊이지 않았다.
서부 구라자트에서는 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총리였던 2002년 반(反) 이슬람 폭력 사태로 1천 명 이상이 숨진 바 있으며, 인도의 유일한 이슬람교도 다수 지역인 카슈미르는 분리주의자와 치안 당국 사이에 오랜 폭력의 역사를 갖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슬람교도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다. 10억 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3억2천200만명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분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