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결정적인 이유로 솔직함과 타인을 위한 배려,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을 꼽았다. 황진환기자
'솔직함과 인간적인 배려, 한국 축구를 위한 열정'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홍명보 감독의 사퇴 이후 공석인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4년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조항도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네덜란드)와 치로 페라라(이탈리아) 등 앞서 거론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명성에서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가대표팀과 클럽 지도 경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에 앞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많은 외국인 지도자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을 선택한 결정적인 3가지 이유를 공개했다.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을 총괄했던 이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영국 런던에서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처음 맡은 스위스 대표팀 시절 브라질과 경기에서 선수보다 더 많이 경기장을 뛰어다닌 것을 예로 들며 감독 생활을 하는 동안 겪은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인간적인 배려 차원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상당히 후한 평가를 얻었다. 이 기술위원장에 따르면 독일 출신의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시 독일어 통역이 아닌 스페인어 통역을 요청했다.
자신이 현역 시절 스페인에서 오랫동안 활약했을 뿐 아니라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만큼 스페인어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만큼 자신보다는 수석코치를 맡을 아르헨티나 출신 코치를 위해 스페인어 통역을 원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단순히 다른 언어를 바꿔 전달하는 역할이 아닌 축구를 잘 아는 통역을 원해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다른 어떤 후보보다 슈틸리케 감독에 끌렸던 부분은 바로 한국 축구를 위한 열정과 의욕, 헌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