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관계와 북핵문제 등 주요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과 AP통신이 보도했ㄷ.
양제츠 국무위원은 이날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양측은 그동안 경제무역, 반(反)테러, 환경보호, 한반도 핵 문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접촉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핵문제에 대해 그동안 양국이 보여준 현저한 견해 차이를 고려할 때 ‘진전’이라고 볼만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의 진정성을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은 회담을 먼저 열고 해법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접촉은 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중국 전투기와 미군 대잠초계기의 ‘초근접 비행’ 사건 등으로 긴장관계에 놓여 있는 시기에 이뤄진 만큼, 한반도 문제보다는 양자관계를 조율하고 11월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깊이 있게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장시간’ 양자회담을 열어 양자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깊이 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보좌관은 개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방중이 미ㆍ중관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라이스 보좌관은 9일까지 베이징에 머물며 시 주석 및 왕이(王毅) 외교부장과도 잇따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6월 톰 도닐런 후임으로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