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 받는 보톡스 시술은 감정 표현 능력을 기르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임상간호사인 헬렌 콜리어의 연구를 인용, 보톡스를 맞아 '굳은 얼굴'을 갖게 된 10대는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는 방법을 배울 수 없게 된다고 보도했다.
콜리어는 "감정 표현은 표정에 크게 의존한다"며 "어릴 때 보톡스 시술을 받아 '텅 빈 얼굴'을 갖게 되면 감정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없고, 이는 사회적 발달마저 저해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톡스의 효과는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근육에 한 번 투여되면 완벽히 예전 상태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며 "(보톡스) 요법을 너무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데 따르는 결과를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주름을 없애려고 보톡스 시술을 받는 25세 이하 청년층, 특히 10대 청소년이 늘고 있다.
콜리어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유명인을 모방하는 문화가 만연하면서 젊은이들이 "무표정하고 굳은 얼굴"을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게 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피부 두께, 햇빛에 의한 손상 정도, 주름의 깊이 등 보톡스를 투여할 때 고려해야 할 의학적 기준이 있음에도 일부 병원들은 금전적 이익부터 쫓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카디프대 심리학과의 마이클 루이스 박사는 "우리는 행복할 때 웃지만 웃음으로써 행복해지기도 한다"며 "보톡스와 같은 약물 요법은 특정 표정을 지을 수 없게 만들어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라지브 그로버 영국 성형의협회장은 "미용 목적으로 10대에게 보톡스를 주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으며 윤리적 의료인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임상미용복원(CCR) 엑스포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