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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대통령 발언, 짝사랑한 시간처럼 허탈"

사회 일반

    유족 "대통령 발언, 짝사랑한 시간처럼 허탈"

    대통령 진심어린 눈빛 기억하고 있어


    -예상은 했지만 작심까지로는 생각 못해
    -삼권분립 교란? 청와대 들쑤실까봐 두려워해
    -외부도움 없이 가족 의논거쳐 행동 결정
    -진상규명이 먼저, 보상책 의논 생각 없어
    -靑시위 지속, 유가족 진심 전달할 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9월 16일 (화) 오후 6시 17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


     

    ◇ 정관용> 유경근 대변인 연결하죠. 유 대변인 나와 계시죠?

    ◆ 유경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대통령이 거의 작심한 듯 발언을 하셨습니다. 한동안 특별법에 대해서 언급이 없다가 말이죠.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유경근> 전혀 예상을 못한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4개월 만에 처음 답을 주셨는데 이렇게 아주 작심한 듯이 강하게 말씀을 주시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고요. 저희로서는 그동안 한 5개월 동안의 시간이 너무나 짝사랑을 하면서 온 시간이 아니었는가 싶을 정도로 아주 허탈합니다.

    ◇ 정관용> ‘짝사랑을 하며 온 시간이었다’ 어떤 일말의 기대를 갖고 계셨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유경근> 네, 저희 가족들은 지금 청와대 앞에 모여서 같이 26일째 있는데, 잘 아시다시피 청와대 앞에까지 간 이유는 대통령님께서 저희에게 해주신 여러 가지 약속들이 있으셨거든요.

    ◇ 정관용> 네.

    ◆ 유경근> 그러한 약속에 대해서 확인을 받고 싶고 다시 한 번 힘을 실어달라고 갔던 거였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씀을 해주시니까 좀 많이 어렵습니다.

    ◇ 정관용> 조금 전 5시에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관련해서 기자회견도 하셨죠?

    ◆ 유경근> 네.

    ◇ 정관용> 그 기자회견에 이런 표현이 들어 있더라고요. ‘지난 세 차례 여당과 면담을 통해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 줄 수 있는 없는 이유가 청와대에 대한 공세가 두렵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은바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제가 지금 봤는데. 그게 그러니까 새누리당의 누가 그런 표현을 구체적으로 썼습니까?

    ◆ 유경근> 네. 구체적으로 그런 표현을 썼고요. 좀 구체적으로 더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저희가 얘기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주면 ‘마음대로 청와대를 들쑤시고 다닐게 아니냐’ 이러한 표현을 쓰셨죠.

    ◇ 정관용> 누가 그런 표현을 썼나요?

    ◆ 유경근> 주호영 정책위의장께서 말씀하셨죠.

    ◇ 정관용> 그러니까 오늘 대통령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그래서 안 된다, 그래서 못한다’라는 식의 표현이었는데. 지금 방금 말씀은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게 아니라 ‘마음대로 청와대를 들쑤시고 다닐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 이렇게 말했다는 얘기인가요?

    ◆ 유경근> 네, 분명히 그 자리에서도 지금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부분들을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이고 공식적인 이유라고 보는 것이고요. 실질적으로 그 속에 있는 생각은 바로 그런 게 두렵고 특히 저희가 얘기하는 대로 한 2년 이상의 시간 동안 진상조사 규명을 하는 과정 속에서 많이 시달릴 것이 좀 굉장히 귀찮고 두렵다는 그런 취지의 말씀들을 하셨던 거죠.

    ◇ 정관용> 표면상 이유는 ‘삼권분립, 사법체계’고, 진짜는 ‘청와대가 시달릴 것’ 이거다 이 말씀이시죠?

    ◆ 유경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오늘도 대통령은 유가족들에 대해서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는 표현,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경근> 그러니까 저희들을 오해해도 너무나 크게 오해하시는 거고요. 이것은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하시는 말씀인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를 모르겠는데요. 도대체 ‘순수한 유가족’이 무슨 말인지를 저희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자식을 잃은 또 가족을 잃은 유가족한테 순수한 게 어디 있고 불순한 게 어디 있고 특히 저희가 주장하는 바는 외부의 어떤 도움이나 조언을 받은 게 아니고 저희 가족들이 항상 모여서 의논하고 총회를 통해서 결정하고 한 내용들을 저희들이 이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네.

    ◆ 유경근> 참 재미있는 것은 여당에서 이야기할 때는 우리 가족들 가운데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이런 말씀을 자꾸 하시는데요. 그런데 거꾸로 따지면 여당 내에도 이 수사권·기소권 관련해서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유경근> 저희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이 많은 국회의원 가운데 몇 명 그러는 건 있을 수 있다. 그냥 당론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당론을 따라가는 거다’ 말씀하시거든요. 저희도 마찬가지죠. 저희는 부모만 500명입니다. 그 가운데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저희도 당론과 마찬가지로 총회를 통해서 전체의 의견을 결정하는 것이고요. 그럼 그게 저희 가족 모두의 의견이 되는 것이죠.

    ◇ 정관용> 또 대통령이 유가족에 대한 피해·배상·보상 이것 빨리 서둘러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을 ‘대통령 실수하셨다’라고 유감 표명하셨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유경근> 지난 번 여당과의 만남을 할 때에도 1차, 2차 두 번에 걸쳐서 굉장히 자주 이완구 대표와 주호영 위원장 등이 그런 말씀하셨어요. 9월부터는 배·보상 문제를 진행을 해야 된다, 할 것이다. 자꾸 강조를 하시더라고요. 저희가 그 자리에서 분명히 이야기를 했죠. 우리는 그 얘기를 하러 온 것이 아니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해서 온 것이고, 진상규명이 되기 전까지는 우리는 배상·보상 이런 것을 얘기할 생각도 없고 요구할 생각도 없다. 그런데 그것을 믿지를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굉장히 강하게 좀 얘기를 했더니 나중에서야 그런 얘기를 안 하겠다라고 하셨는데. 그런데 한동안 그런 얘기를 그쪽으로 안 하시다가 또 말씀을 하신단 말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조금 아까 ‘지난 다섯 달 동안 짝사랑해왔던 것 같다’라는 표현까지 쓰셨고, 지금 대통령한테 어떤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서 청와대 앞 시위도 계속 이어가고 계셨는데, 오늘 대통령의 일종의 작심발언 같은 게 나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건가요? 청와대 앞 시위는 계속 이어갑니까? 아니면 중단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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