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를 요동치게 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에 가장 강력한 맞수로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YPG)가 부상했다고 군사 전문지 'IHS 제인스디펜스 위클리'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YPG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과 함께 자치권을 행사해온 북동부 '로자바 민주정부'의 방패 같은 존재다. 시리아 북부 5개 전선을 따라 IS와 교전을 벌여온 YPG가 사실상 유일한 IS 천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평가는 YPG가 가진 신속성, 은밀성 및 기습성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YPG는 게릴라 조직의 근간인 이 세 가지 특성을 충분히 발휘해 병력을 전선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한편, 적에 대한 측면 공격이나 매복에 앞서 병력을 집중적으로 재배치하는 등 능수능란한 전술을 구사했다.
또 다른 성공의 비결은 변화무쌍한 전투 상황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성이다. YPG가 적용하는 전술도 눈여겨 볼만하다.
중화기 의존도가 높아 기동성이 떨어지는 옛 소련식 전술에 의존해온 시리아 정부군을 상대로 '가벼운 몸집'으로 승리를 거두는 점에서는 YPG나 IS 모두 마찬가지다.
YPG는 저격수 의존도가 높다. 저격수는 전투에서 적의 화력을 쉽게 제압하는 러시아제 12.7mm 구경 중기관총 같은 기동성이 뛰어난 지원 화기(MSW)의 지원을 받는다. 또 적의 기동을 제한하고 특히 야간에 측면 기동을 막으려고 급조폭발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라크의 쿠르드족 자치정부 민병대(페쉬메르가)가 미, 영, 프랑스 등 서방진영으로부터 군사지원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YPG 같은 시리아 내 쿠르드족 무장세력은 서방 측의 이런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YPG가 서방 진영의 군사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와 가까운 데다 터키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해온 쿠르드노동당(PKK)과 밀착되어 있다는 비난 여론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YPG의 무장 상태는 좋지 못하다.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시리아 현지 취재 결과 방탄복이나 헬멧을 착용한 YPG 조직원을 한 명도 보이지 않았으며, 화기와 실탄도 암시장에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장 상태가 좋지 않은 까닭에 YPG의 손실은 상당하다. 특히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인 전략거점 자자(Jazza)를 둘러싼 9일간의 전투에서 YPG와 IS 양측의 인명 손실이 수십 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실에도 IS에 대한 항전 의지는 강력하다. IS에 의해 무자비한 학살과 인신매매 등을 겪은 시리아 소수계 야지디족도 복수를 위해 YPG 측에 훈련과 화기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