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좌측)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대표회의실에서 회담을 가졌다. (사진=윤창원 기자)
서로 막힌 정치 뚫기 전문을 자처하는 여야 대표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정기국회가 문을 연 지 3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이 풀릴지 주목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전격회동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과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위한 양당 원내대표 간 대화를 촉구하기로 했다.
약 20분간 계속된 두 사람의 전격회동이 끝난 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과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양당 대표는 정치를 복원하고 국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양당 대표들이 이렇게 전격회동을 갖고 원내대표 간 대화를 촉구한 만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회동도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핵심쟁점은 세월호 특별법이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세월호특별법 최대쟁점인 수사권·기소권 조건부 철회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협상성사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최대계파 수장인 문재인 의원은 22일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유족들이 수사·기소권을 양보하면 새누리당은 특검에 대한 신뢰보장 방안을 내놔야 한다"면서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마지노선으로 버티고 있는 수사·기소권과 관련한 후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의원은 새누리당이 특검 수사권과 관련한 대안을 내놓으면 자신과 당이 나서 유족들을 설득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도 이날 CBS에 출연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부여하지 않으려면 이에 준하는 다른 법안이라도 제시해달라"고 말해 유족들이 신성불가침처럼 주장했던 수사권과 기소권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21일 새로 출범한 가족대책위 신임 대표진의 현재까지 공식입장은 전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로 머물러 있기는 하다.
이런 가운데 양당 대표가 전격회동을 갖고 세월호법 해법을 찾기 위한 양당 원내대표 간 만남을 촉구하면서 상황은 조금 더 진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물론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22일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해 2차 합의안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완고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에 2차 합의안이 최종안이라고 선을 긋기는 했다.
그러나 야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정치복원'을 선언한 만큼 양당이 정치적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은 살아 있다.
변수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게 제시했던 전제조건 2가지에 대한 해법을 박 원내대표가 가져올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 원내대표는 추석 직후 박영선 원내대표를 만나 재재협상에서 합의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추인을 받을 수 있는지와 또 합의안에 대해 유가족들로부터 협상의 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 물었었다.
{RELNEWS:right}이 두 가지 전제조건에 대해 믿을 만한 보장장치가 마련된다면 양당 대표의 전격회동에 이어 원내대표 간 대화촉구까지 나온 만큼 이완구 대표 입장에서도 대화에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양당 대표회동에도 불구하고 협상재개까지 끌고가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양당 대표회동에서도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뾰족한 해법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여 꽉 막힌 세월호 교착정국이 단숨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만 세월호 유족들이 수사권과 기소권 요구에서 한발 물러서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전권 카드를 쥐어줄 경우 세월호법 협상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