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밀양 송전탑 완공과 관련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규탄집회를 열고 "송전탑 반대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230여명은 23일 밀양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철탑을 뽑을 때까지 단결해서 싸울 것"이라며 단호한 결의를 보였다.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력은 지난 10년간 자초했던 모든 파행과 밀양주민들에게 가했던 비리를 밝히고 밀양주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은 전원개발촉진법과 전기사업법, 송주법 등 에너지 악법을 개정하고, 경찰은 주민들을 향한 모든 폭력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주민들이 모였으며,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노래를 부르는 등 시종 흥겹고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특히, 돈과 공권력이 세운 송전탑 모형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송전탑 모형을 만든 고답마을 주민 서보명 씨는 "우리가 지금은 모형 송전탑을 부수지만, 다음에는 반드시 진짜 송전탑을 뽑겠다"고 말했다.
또, 경북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도 집회에 참가해 "최근 불거진 경찰서장을 돈 살포 사건에 대해서 분노할 수 밖에 없다"며, "밀양과 청도가 연대해 끝까지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는 "한국전력은 완공을 말하지만, 밀양주민들에게 오늘의 철탑 완공은 이제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이날 밀양시 단장면 사연리에 있는 99번 송전탑을 끝으로 밀양 지역 청도·부북·상동·단장·산외면에 송전탑 69기(81번∼149번)를 세우는 공사를 모두 끝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고리 원전-북경남변전소 765㎸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해당하는 구간인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양산시, 밀양시, 창녕군 등 5개 시·군에 필요한 송전탑 161기는 모두 들어섰다.
한전은 지난 8월부터 시작한 탑과 탑 사이 송전선로를 거는 가선작업은 오는 11월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