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일반인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가 29일 "유경근 대변인이 일반인 유가족을 폄하하고 있다"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있는 일반인 영정을 철수해 인천 분향소로 옮겼다.
이날 오후 인천시청 버스를 타고 3시 10분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도착한 일반인 유가족 30여명은 오열하며 분향소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단원고 유가족 몇몇이 분향소 근처에서 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정부합동분향소 현장지원반에 들러 정부 장례지원단과 영정을 옮기는 과정을 논의한 가족들은 합동분향소 안으로 들어가 헌화한 뒤 제단 왼편에 모셔져 있던 일반인 희생자 25가구 31명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모두 철수했다.
남겨진 중국 교포 3명의 영정은 중국 관습에 따라 제사를 지낸 뒤 중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오후 3시 30분 영정과 위패를 가슴에 품고 일렬로 분향소를 나선 가족들은 "너무 억울해"라고 오열하며 버스에 올라탔다. 일부 유가족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분향소 직원들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일반인 희생자 장종렬 대책위원장은 영정을 옮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들로부터 대못을 박히는 사태로 인해 영정을 모시고 안산 분향소를 떠난다"며 "유경근 대변인이 어떠한 사과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유 대변인이 허위 사실을 날조하고 일반인 가족들이 재합의안을 수용했다는 유언비어를 발언한 속내는 무엇이냐"며 "처음부터 일반인 유가족을 단원고 11반이나 하나의 분과로 폄하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장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안 수용은 가족 총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의견도 내지 못하는 무지의 인간이냐"고 반문했다.
'오해가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는 유 대변인의 발언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장 위원장은 유 대변인에 "고인들과 유족을 두 번 죽이는 행동과 발언을 삼가하고 자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유 대변인은 지난 23일 고려대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청와대'라는 글자를 써서 보여주며 특별법안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자 바로 일반인 희생자들의 입장이 정리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일반인 대책위측은 "희생자 영정은 인천시청에 마련된 분향소로 옮길 예정"이라며 "합동영결식 또한 안산과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반인 대책위는 이르면 내일 유 대변인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다는 방침이다.